신대양제지, 준비된 2세 승계…안전판은 '신대한인쇄' [제지업 생존전략]⑤권택환 전무, 부친과 각자대표…개인회사 지분 포함 '사실상 최대주주'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02 08:36:28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홍 신대양제지 사장은 업계에서 '가업승계 전도사'로 불린다. 2011년 설립된 중소기업 가업승계협의회 초대 추진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대물림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기 때문이다.권 사장은 신념에 따라 신속하고 꼼꼼하게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적통 후계자인 권택환 전무가 일찍부터 지배구조 전면에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2세 권택환, '공장관리'서 '기획'까지 두루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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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일찌감치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신대양제지를 100년 기업으로 만들려면 자녀들에게 가업을 제때 물려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8년 권 사장은 당시 학생 신분이었던 권택환 전무와 권우정 이사에게 신대양제지 주식 일부를 똑같이 나눠줬다. 1997년 1.99%였던 권 전무의 지분율은 단숨에 5.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권 이사의 지분율도 1.64%에서 4.75%로 올랐다.
두 아들 중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은 권택환 전무다. 권 전무는 부친이 60세가 되던 해인 2000년 신대양제지에 입사했다. 동시에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냈다. 1999년만 해도 5%안팎이었던 지분율은 잇단 장내매수로 2000년 7%, 2001년 8.65%로 매해 상승했다.
권 전무는 2003년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수업에 본격 돌입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반월공장을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반월공장은 신대양제지가 처음 뿌리내린 거점으로 중요한 생산라인이 밀집돼있는 곳이다.
이듬해 권 전무의 입지는 더욱 확대됐다. 반월공장에서 실무를 익힌 권 전무는 본사 기획팀으로 적을 옮겼다. 동시에 신대양제지 등기임원에 오르며 이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무로 승진했다. 2016년 3월부터는 부친과 함께 신대양제지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父·개인회사' 전방위 지원…사실상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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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무는 2006년 부친의 도움을 받아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냈다. 그해 8월 16일 최대주주인 권 사장은 들고 있던 신대양제지 주식 34.28% 가운데 6.15%를 장내에 매도했다. 동시에 권 전무는 5.46%를 매입해 지분율을 15.47%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24%포인트이상이었던 부친과의 지분율 격차는 12.7%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로부터 10년 뒤 권 전무는 개인회사를 만들어 우호지분까지 확보했다. 신대한인쇄가 그 주인공이다. 2016년 설립된 신대한인쇄는 오너일가에게로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제지 가공업체다. 권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그의 가족들이 지분 전량을 들고 있다. 신대한인쇄는 설립 직후 신대양제지 등으로부터 신대한판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로써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의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신대한인쇄가 신대한판지를 통해 신대양제지와의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권 전무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2013년 신대양제지 보유지분을 전량 처분했던 신대한판지는 2016년 권 사장 등으로부터 다시 8%를 매입했다. 덕분에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에 그쳤던 연결고리가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신대양제지'로 확장됐다. 신대한인쇄뿐 아니라 신대한판지도 권 전무가 대표를 맡고 있다.
신대한판지가 들고 있는 신대양제지 지분까지 합하면 권 전무의 지배력은 21.51%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최대주주인 권 사장의 지분율(15.86%)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권 전무가 사실상 최대주주라 볼 수 있다.
업계에선 권 사장이 현재 78세의 고령이라는 점, 2016년부터 권 전무가 회사를 함께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2세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택환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신대양제지에 몸 담으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인물"이라며 "이미 소유, 경영 모두 상당부분 권택환 대표에게 힘이 실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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