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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자 찾습니다" 구인난 빠진 IPO 시장 중대형 증권사 인력수혈 '안간힘'…운용사, VC 등 투자부문 선호

강우석 기자공개 2018-10-02 07:45:55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무강도 대비 낮은 보수로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투자부문(Buy-side)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진 탓이다. IPO 업계가 인재를 유치하려면 보수구조부터 개편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중대형 증권사 인재 유치 안간힘…상시채용에도 나서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상반기부터 IPO팀을 신설하기 위해 경력직을 충원 중이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도 실무진급 인력을 물색 중이다.

과거 IPO 시장에는 인수합병(M&A) 부문 못지 않게 인재들이 여럿 뛰어들었다. 실사, 기업가치 산정(밸류에이션), 증권신고서 작성 등의 업무로 시장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신입사원들은 예전만큼 IPO 업무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다. 직급을 막론하고 기존 인력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상시채용 방식으로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을 정도다.

시장 관계자는 "회계사 출신 경력직들조차 IPO 부서를 몸값 높이는 징검다리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향후 회사 실적을 책임질만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 높은 업무강도, 낮은 보수…운용사·벤처캐피탈 선호 심화

실무진들이 IPO 부문을 외면하는 건 보수구조 탓이 크다. 고객사 관리, 제안서 작성, 프레젠테이션(PT) 준비 등으로 격무가 거듭되지만 구성원이 챙겨갈 몫은 지극히 제한돼있다. 성과를 낸 개인보단 회사가 성과의 대부분을 챙겨간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리그테이블 상위권인 연도에 대리급 사원이 챙겨가는 인센티브는 2000만원~3000만원 수준"이라며 "업무강도 대비 성과보수가 적기 때문에 퇴사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투자부문을 선호하고 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 두둑할 뿐 아니라 돈을 굴리는 포지션이 비교적 넓은 재량권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창투사의 경우 IPO 대리급 인력에게 1억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헤지펀드 운용사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고수익 창출을 위해 상장전투자(프리IPO)에 나서는 곳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올들어 아우름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링크자산운용 등이 관련 인력을 모집한 바 있다.

IPO 실무자가 창업에 직접 뛰어든 사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1부 출신인 오승택 씨는 지난해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은 프리IPO 전략을 내세워 자산가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비상장사 CFO로 가는 것 이외에도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상황"이라며 "을(乙) 대신 갑(甲)으로 일하면서 성과급도 두둑이 챙길 수 있어 다들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IPO 업계가 인재를 유치하려면 보수구조부터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임원은 "바이사이드보다 금전적 매력이 떨어지면 간부 입장에서 후배의 퇴사를 만류하기 어렵다"며 "회사 차원에서 보상 체계를 바꿔야 해결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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