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내년 혁신신약 글로벌 임상" [thebell interview]"원료의약품 CMO에서 CDMO로 변모중…자체 개발 신약 발굴에도 매진"
강인효 기자공개 2018-10-01 08:33:1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API) 제조업체인 에스티팜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신약 개발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에스티팜 경영을 이끌고 있는 김경진(55) 대표가 있다.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에서 수석 연구원을 역임한 김 대표는 20여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3년 합성1연구부장(상무)으로 에스티팜에 합류했다. 3년 뒤인 2016년 연구소장(전무)을 맡은 데 이어 이듬해인 2017년에는 대표(사장) 자리에 올랐다. 에스티팜은 임근조 대표 단독 체제에서 임근조·김경진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올해 5월에는 임근조 부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김경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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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대표는 더벨과 서울 에스티팜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13년부터 자체 신약 개발에 매진한 결과, 5년 만에 8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했다"면서 "내년 상반기 안으로 혁신 신약(first-in-class) 파이프라인 2개 정도가 유럽 등 글로벌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언급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대장암 치료제 'STP06-1002(개발명)'와 담즙산 유도체를 이용한 신개념 경구용(먹는) 항응고제인 'STP02-3725(개발명)'다. 이들 2개의 파이프라인은 후기 전임상(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전임상은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내년에는 유럽 등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는 게 목표다.
STP06-1002는 기존 대장암 치료제인 '어비툭스(개발사는 임클론·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인수 )'나 '아바스틴(개발사 로슈)'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65%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텐키라제 효소 저해 기전으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되는 신약이다. STP02-3725는 기존 주사용 헤파린의 단점을 보완, 복용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심부정맥 혈전증 및 암 관련 혈전증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김경진 대표는 "어비툭스는 K-RAS, N-RAS라는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사용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STP06-1002는 전임상 결과, K-RAS와 N-RAS 정상 타입에서는 45%, 돌연변이 타입에서는 60%에서 암세포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STP02-3725도 전임상 결과 기존 항암제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없었던 췌장암 등에서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투여시 높은 암세포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에스티팜은 이밖에도 새로운 작용 기전을 사용해 기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한 혁신 신약인 'STP03-0404(개발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TP03-0404도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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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원료의약품 선도 기업이다. 에스티팜의 전신은 1983년 설립된 삼천리제약으로, 유켐(현 에스티팜·2008년 설립)이 지난 2010년 6월 삼천리제약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동아쏘시오그룹으로 편입(옛 동아제약은 유켐을 인수함)됐다. 같은해 9월 유켐이 삼천리제약을 흡수 합병하면서 사명을 에스티팜으로 변경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에스티팜 지분 32.68%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에스티팜은 대표적으로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C형 간염 치료제의 주원료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지난해 에스티팜은 매출액 2028억원, 수출액 168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다.
김 대표는 "꾸준히 연 매출 20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는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주력 제품인 C형 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C형 간염 치료제의 완치율이 100%에 육박하다 보니 환자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매출도 줄어드는 구조로 귀결이 되고 있다"며 "너무 좋은 약효 덕분에 환자가 완치되자 매출이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러한 실적 부진 전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특히 자체 개발 신약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분야에서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에스티팜이 다른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와 비교했을 때 갖는 차별점은 주로 신약 원료의약품을 제조한다는 점이다. 에스티팜의 전체 매출 중 신약 원료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의 단순위탁생산(CMO) 사업에서 벗어나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통해 신약 원료의약품 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 초기 임상 단계부터 글로벌 제약사의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공정 최적화 △분석방법 제공 △품질 보증 및 밸리데이션(검증) △기타 문서화 작업까지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신약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중에서도 CDMO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33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반월에 신축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공장은 현재 시운전 상태로 내달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연간 50㎏(기존 시화 공장)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규모가 800㎏(반월 공장 750㎏)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상업화 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현재 글로벌 수준에서는 3곳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특히 에스티팜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프로젝트 3개 이상이 내년까지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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