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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무드에 역대급 물량…통화 다변화 [KP/Overview]달러 쏠림 완화, 포모사·스위스프랑 부각…ESG 채권도 주목

강우석 기자공개 2018-09-28 21:48:3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3분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물(KP·Korean Paper)이 발행됐다. 훈풍이 이어진 남북관계 덕분에 우호적 조달 여건이 형성된 덕분이었다. 특히 일본 연기금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사무라이본드 물량이 급증했다.

달러화 쏠림 현상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대만과 스위스 채권시장을 적극 활용하면서 달러채권 비중은 60% 초반까지 낮아졌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도 다양하게 발행된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 3분기 발행량 역대 최대…남북관계 호재, 사무라이본드↑

28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8년 3분기까지 한국물(공모 기준) 발행규모는 229억 5464만달러였다. 전년동기(237억 9295만달러)보다 3.5% 가량 줄어든 액수다. 연초 대형 딜 기근이 부진했던 게 원인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10억 달러 이상 대형 딜이 자취를 감췄다"며 "미국 임금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와 투자자, 발행사 모두 위축됐던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분기만 놓고보면 발행량은 역대급이었다. 7월부터 석 달동안 발행된 한국물은 총 96억 3693만달러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남북관계 훈풍으로 투심이 개선된 덕분이었다. 이달 말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도 힘을 보탰다.

그중에서도 사무라이본드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KT, 현대캐피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네 곳이 발행한 물량만 총 2120억엔(약 18억 7000만달러)에 달했다. 모두 차환용 물량이었지만, 수요예측 흥행으로 발행규모를 늘린 곳이 대다수였다.

일본 투자자들은 왜 한국물에 열광했을까.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든 까닭이 컸다.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관련 이슈 발생 시 일본 채권시장은 마비와 다름없는 상황이 된다. 한국보다 북한 사안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에 이어 북미관계, 한일관계까지 진전을 이루면서 시장에서는 일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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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쏠림 현상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72%였던 미국 달러채권 비중은 석 달 사이 63%로 줄어들었다. 그 자리를 스위스프랑(10%)과 엔화(9%), 유로화(15%) 등이 대신 채웠다. 달러화 비중은 대만 시장에서 조달한 물량을 제외하면 50% 정도까지 낮아진다.

대안 조달처로 주목받는 곳은 대만과 스위스 채권시장이다. 연초 이후 포모사본드는 26억 9116만달러, 스위스프랑 채권은 24억 5297만달러 어치 발행됐다. 두 이종통화의 비중은 전체 발행액 대비 각각 10%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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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물 시장 새 트랜드 '환경·사회·지배구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발행이 활발해진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연초 이후 국내 기업이 외화로 발행한 ESG 채권규모는 25억달러로, 전체 발행액 대비 약 11%를 차지했다.

ESG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발행된다. 친환경 사업 자금용도로 쓰이는 그린본드(Green Bond)가 대표적이다.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워터본드(Water Bond), 저소득층 지원과 노숙인 보호 등 제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도 있다.

국내에서 ESG 채권이 처음 발행된 건 2013년이었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아시아계 금융기관 최초로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만기는 5년, 발행규모는 5억달러였다. 이후 현대캐피탈(2016년)과 산업은행(2017년),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2017년) 등이 후발 주자로 합류한 바 있다.

올들어선 ESG 채권 유형이 보다 다양해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5월 아시아 시장 최초로 5년물 3억달러 워터본드를 찍었다.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첫 지속가능채권을, IBK기업은행은 최초의 소셜본드 발행을 성사시킨 바 있다.

외국계들은 발행사 수요에 대응하고자 발빠르게 대응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HSBC 등 주요 IB들은 그린본드 전담 팀을 만들어 ESG 부문을 챙기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ESG 채권은 전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기조와도 일치한다"며 "올해 한국물 시장은 ESG 채권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시기라 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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