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앤코, '천덕꾸러기' SK해운에서 뭘 봤을까 차입금 축소로 재무개선…시황 반등으로 업사이드 노려

김일문 기자공개 2018-10-04 11:00:4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2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현재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SK해운에게서 어떤 희망을 본걸까. 무려 1조5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신규 자금을 투입키로 결심하게 된 한앤컴퍼니의 '투자 포인트'에 관심이 쏠린다. 과중한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시황 반등의 기회를 노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거 SK해운의 재무제표와 손익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2014년과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 사정은 어려웠지만 존폐를 고민할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SK해운은 이 시기 2조원을 웃도는 매출액과 1000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해운의 위기감이 증폭된 것은 2016년이었다. 해운 시장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매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매출 감소폭이 가팔라지면서 300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1600억원의 금융비용과 3500억원에 달하는 기타비용이 더해져 5000억원을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1800억원이던 누적결손금은 2016년에 7000억원 가까이 치솟았다.

2016년 순손실에 직격탄이 된 기타 비용은 유무형자산처분 및 손상차손(3000억원)이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SK해운이 고비용 용선 반선 등의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영 사정이 악화되자 SK해운은 2017년 3월 물적분할을 통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특히 우량 화주들의 장기계약과 그룹 캡티브 물량인 탱커선을 제외한 벌크 스팟 사업을 정리하면서 영업구조 재편에 힘쓰는 한편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신규 자금을 유치, 재무구조 개선에도 힘썼다.

문제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업으로서 사업을 영위하기 여전히 버겁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SK해운은 8040억원의 매출(연결기준)과 4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4조원이 넘는 순차입금 탓에 금융비용은 9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과중한 상태다. 결국 차입금을 줄이지 않는 한 사업의 영속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비정상적인 차입구조를 바꾼다면 장기적으로 SK해운에게도 턴어라운드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선박금융을 제외하고, 그 동안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린 차입금만 꺼도 턴어라운드 확률이 확 높아진다는 판단이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SK해운은 선박금융이 대부분인 장기차입금을 제외하고 일반 차입금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실적 악화로 차입 비용을 막기 급급하다보니 빚을 지게되는 악순환이 누적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규모 신규 자본 투입(New Capital Injection)으로 차입금을 크게 낮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다면 SK해운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삼았다는 얘기다.

현재 SK해운의 총 차입금(연결기준) 4조4000억원 가운데 만기 1년 이내의 차입금의 비중은 1조5600억원(단기차입금 6700억원, 유동성장기부채 8900억원)에 달한다. 만약 1조원 이상의 자금으로 운영자금 명목의 단기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선박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한 조달 비용 축소에 나선다면 당장 연간 수백억원의 금융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권에서는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함께 우량 화주들을 중심으로 한 장기계약 위주의 사업구조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한 뒤 해운 시황이 나아질 때 스팟 물량을 풀어 수익 달성의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의 경우 대부분의 선박이 장기로 묶여있지만 열척 정도의 배는 스팟 물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열어둔 상태"라며 "SK해운 역시 시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초체력을 만들고, 향후 스팟을 풀어서 업사이드를 노리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