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DB하이텍, 재무개선 흐름 '뚜렷' [Company Watch]흑자흐름에 부채비율 100% 미만 진입 목전
김장환 기자공개 2018-10-05 08:15:27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4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옛 동부하이텍) 재무구조가 과거에 비해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무엇보다 부채비율 개선 흐름이 지난 몇년새 뚜렷하게 이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르면 올해 3분기 말에는 100% 미만 부채비율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엿보인다.4일 DB하이텍의 2018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06.4%대를 기록했다. 전년 말 118.07%대였던 부채비율이 지난 6개월 사이 10.2%포인트 가량 줄었다. 이 기간 총차입금 자체는 늘었지만 자산 규모도 늘어난 덕분에 차입금의존도 역시 줄었다. 6월말 차입금의존도는 34.4%로 전년 말 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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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의 올 6월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3~4년여 전과 비교해보면 급격히 달라진 양상이다. DB하이텍은 2014년 말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이 716%에 육박했고 차입금의존도가 68.2%를 넘었다.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자산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절차에 꾸준히 나섰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적자가 수년간 지속된 탓이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DB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 흐름이 본격화된 건 2016년 들어서다. 분기가 거듭될수록 재무건전성이 점차 안정적으로 돌아선 끝에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 스마트 기기 수요가 확대되면서 DB하이텍 주력 분야인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 수주가 그만큼 늘어난 덕분이다. 2016년부터 대규모 순이익 추세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DB하이텍이 어려움을 겪었던 배경은 2001년부터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올인'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지 못한 탓이 컸다.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 저장 용도 메모리와 달리 중앙연산장치(CPU), 시스템온칩(SoC), ASIC 등 전자기기 작동에 사용되는 메모리다. 아울러 DB하이텍은 반도체 설계만 전담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업체들이 메모리에 주력할 때 DB하이텍이 비메모리를 선택하자 '오판'이란 업계 지적이 많았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한 2001년에는 이미 시장 우월적 지위를 가진 글로벌 업체들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TSMC,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 Foundries), UMC 등이 각각 50%, 10%, 9%대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이들 업체는 여전히 이 정도 수준 점유율을 유지 중이기도 하다.
DB하이텍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 남짓이다. DB하이텍이 약 20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뛰었다는 점을 보면 크게 낮은 점유율이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DB하이텍이 최근 몇 년 동안 안정적 실적을 이어온 건 총 발주물량 자체가 많아진 덕분이다.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웨어러블 등 기기 분야가 성장 국면을 이어가면서 시스템 반도체 부문 수요도 지속해 늘고 있다.
DB하이텍의 안정적 실적 흐름은 올 하반기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주력했던 스마트폰 부문이 시장 정체로 주춤할 전망이지만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부문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볼 때 올 하반기에는 금융권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을 보다 더 줄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2004년 산업은행 및 14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2000억원대 신디케이트론을 끌어왔던 DB하이텍은 그 규모를 3500억원 수준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1000억원대에 육박했던 연간 이자비용이 이에 따라 240억원대로 떨어졌다.
가장 큰 관심은 DB하이텍의 안정적 실적 흐름을 기회 삼아 DB그룹이 매각 절차를 재개할 지 여부다. 과거 산업은행은 DB그룹 사전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DB하이텍과 자회사 DB메탈 매각을 시도했다.
DB하이텍의 지난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135억원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통상 언급되는 EBTDA 멀티플 10배를 적용한 기업가치(EV)는 2조원을 넘어선다. DB그룹 입장에서 보면 올해가 DB하이텍을 매각할 가장 적기일 수 있다. 다만 DB그룹이 그룹 전반에 번져 있던 유동성 위기를 이미 넘긴 상태이기 때문에 DB하이텍을 서둘러 매각할 필요성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과거 DB하이텍 매각을 시도했던 건 DB그룹의 뜻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전담했던 산업은행의 뜻이었다"며 "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이상 더이상 DB하이텍을 매각할 이유도, 필요성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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