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족쇄' 풀린 판토스, 성장동력 더 탄탄해졌다 LG그룹 '내부거래' 매년 증가…오너 일가 지분 '0%', 규제 리스크 해소
고설봉 기자공개 2018-10-15 08:19:37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2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키로 하면서 판토스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LG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등에서 뿌려주는 일감을 기반으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확장하던 기존의 성장전략을 가속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LG그룹 대표 물류회사인 판토스는 공정위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등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율은 19.9%로 맞춰 규제를 피해왔지만 정부 및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기존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사업을 영위하는데 차질은 없었지만 운신의 폭은 좁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구 회장 및 특수관계자 등이 판토스 보유지분 전량을 미래에셋에 매각하키로 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으로 잠재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판토스가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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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15년까지 판토스는 성장이 정체된 채 현상유지에 급급한 회사였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이 2조원 안팎에서 크게 늘거나 줄지 않았다. 그러나 LG그룹에 편입된 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LG상사는 2015년 판토스 지분 51%를 314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구 회장 등 총수일가도 판토스 지분 19.9%를 매입했다.
판토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때는 LG그룹 편입 이듬해인 2016년부터다. 판토스의 매출은 2016년 2조9977억원으로 급증했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굵직한 계열사들의 일감을 지원받으며 특수관계자 매출이 2015년 대비 3배 넘게 불어난 결과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6160억원으로 한 번 더 뛰어올랐다. 창립 이래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다.
판토스의 성장을 뒷받침을 해준 것은 LG그룹 계열사들이 몰아주는 일감이다. 2013년 판토스가 특수관계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은 496억원이었다. 세부적으로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LG그룹 계열사 매출은 3억원에 불과했다.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매출로 잡힌 금액이 495억원이었다. 2014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만 이 시기 판토스의 특수관계자로 LG그룹 계열사들이 아직 묶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매출은 이보다 조금 많다.
판토스가 LG상사에 인수되고, LG그룹 계열사들이 특수관계자로 묶인 2015년 판토스의 특수관계자 매출은 6914억원 수준으로 불었다. 지배기업 등과 맺은 매출거래는 35억원 수준이었고,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매출은 6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나머지 6873억원은 LG전자 등 LG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채워졌다.
특수관계자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때는 2016년이다. 이때부터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 일감이 대거 몰렸다. 2016년 특수관계자 매출은 2조1235억원으로 2015년 대비 207.1%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반복됐다. 특수관계자 매출은 2조8223억원을 기록했고, 매입은 308억원 수준이었다. 지배기업 등으로부터 거둔 매출은 364억원,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매출은 27억원에 그쳤다. 기타 특수관계자 매출이 2조7832억원으로 연간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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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판토스의 매출이 불어나고, 수익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항상 리스크로 지목됐다. 계열사 일감을 기반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판토스 자체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재벌그룹 입장에서 사익편취 규제는 항상 껄끄러운 이슈다.
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판토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판토스는 오너일가와의 관계가 모두 끊긴다. 오너일가 지배력이 사라진 만큼 판토스는 정부 및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특수관계자들과의 거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고수해왔던 성장 전략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직접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재벌그룹 입장에서 공정위 규제는 부담스러운 이슈"라며 "구 회장 일가의 판토스 보유 지분이 모두 사라진 만큼 LG그룹 및 판토스 입장에서 물류업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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