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IPO 딜 '시계제로'…IB 순위도 접전 오일뱅크, 내년 1월 공모 유력…중소 딜 경쟁, 연말까지 치열할 듯
신민규 기자공개 2018-10-18 15:10:3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6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어급 기업공개(IPO) 딜이 자취를 감추면서 국내 '빅3' 증권사도 저마다 셈법이 복잡해졌다. 증권사들은 연말까지 남은 공모일정을 밀어부치겠다는 입장이라 중견급 딜 한두건으로 실적 승부가 가려질 공산이 커졌다. 국내증시가 어느 때보다 침체된 점을 감안하면 누구도 선두를 예단하긴 힘든 상황이 됐다.당초만 해도 '빅3' 증권사들은 한해를 평정할만한 빅딜을 하나 이상 쥐고 있었다.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딜로 IPO 주관실적 1위가 예정돼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항마 격인 SK루브리컨츠를 포함해 카카오게임즈까지 주관을 맡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미래에셋대우는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딜에 모두 공동주관사로 들어가 있는 동시에 바디프랜드, 군장에너지, 에이치라인해운 딜로 맹추격을 예고했다.
하지만 4분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빅딜을 찾아보긴 사실상 어려워졌다. SK루브리컨츠와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철회로 일단락됐고 바디프랜드와 군장에너지, 에이치라인해운이 모두 내년을 기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 증권사들이 쥔 카드가 모두 물건너간 셈이다.
유일하게 공모 최종 문턱에 서있는 현대오일뱅크도 연내 상장을 자신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8월 거래소 심사승인을 받고 감리절차까지 거의 마무리된 상황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계획보다 일정이 상당히 지연된 감이 있다.
당초 계획대로 2분기 결산자료로 투자설명서를 작성할 경우 해외투자자 모집을 위해 회계 결산자료 유효 시한인 135일내에 공모를 마무리져야 했다. 이달 중순이 마지노선이었는데 감리 장기화로 공모시점을 늦출 수 밖에 없게 됐다.
관련 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공모시점을 내년 1월께로 예상하고 있다. 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만료되는 내년 2월 직전에 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 것이다. 공모규모가 워낙 큰 상황에서 연말에 딜을 성사시키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외 기관투자가들마저 올해는 북(Book)을 일찍 닫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어 국내외 안팎으로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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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증권사들은 중견·중소 딜로 한해 승부를 겨뤄야 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이 대체로 미미했던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딜을 치열하게 밀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공모가 예정돼 있는 딜만 따지면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공세적인 모습이다. 게임 개발사인 베스파가 800억~1000억원대 공모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아주IB투자 역시 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최근 벤처캐피탈 주가가 크게 빠진 탓에 공모규모를 1000억원대에서 다소 하향 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들어 지금까지 3164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아 2위에 올라있다. 1500억원대 공모 실적을 추가로 쌓을 경우 4500억원 안팎까지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심사단계인 에어부산을 비롯해 페이게이트, 뉴트리, 머큐리,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진바이오팜 등도 공모 속도에 따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리츠를 제외한 첫 유가증권 딜로 드림텍의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1000억원대 공모로 딜 완수와 함께 NH투자증권을 순위권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현재 6위(1693억원)의 실적을 맴돌고 있다.
예비심사가 진행중인 것 중에서는 일본게임사인 SNK의 공모 성사가 상당히 중요할 전망이다. 공모규모 2000억~3000억원대로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주관을 맡고 있긴 하지만 딜 사이즈를 감안할 때 선두권 진입이 충분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이밖에 에어부산과 KTB네트워크 딜을 각각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당장 공모가 예정돼있는 딜이 '빅3' 가운데 가장 많다. 다만 대부분 중소 코스닥 딜 위주로 공모 사이즈를 키우려면 추가 딜의 성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금까지 1966억원의 주관실적 밖에 쌓지 못했다. 4건의 공모딜이 예정돼 있지만 100억원 안팎의 딜로 한계가 있다. 심사단계에 있는 KTB네트워크와 노랑풍선 딜이 등장할 경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금까지 주관 기준 1위로 40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쌓았다. 추가로 남은 딜이 다소 화력이 약한 편이긴 하지만 예정된 딜만 완수해도 45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남은 딜이 CJ CGV 베트남홀딩스와 KMH신라레저 두건밖에 없지만 각각 1080억원(한화증권 공동주관), 552억원대 딜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2407억원의 공모실적에서 최소 1300억원 이상의 키울 수 있는 셈이다. 선두에 속하긴 힘들지만 올해 상당한 순위 도약이 예상된다.
KB증권은 예정된 공모딜이 파멥신과 아시아나IDT로 딜 성사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대로 아시아나IDT가 1000억원 안팎의 딜을 완료할지 주목된다. KB증권은 지금까지 1786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기관 투심이 위축돼 있지만 발행시장에선 연말까지 딜을 밀어올리겠다는 입장이라 성사여부가 관건"이라며 "주관실적 차이가 미미해 선두권 경쟁은 한두건의 딜로 가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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