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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해 넘기는 ‘로즈뱅크' 수주…목표달성 '빨간불' 2조짜리 대형 프로젝트, 발주사 변경…실적부진·노사갈등 '삼중고'

이광호 기자공개 2018-10-18 08:27:02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7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 '로즈뱅크(Rosebank)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해를 넘긴다.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구조조정에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셈코프마린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조원 규모의 북해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설비(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는 당초 이달로 예상됐지만 결국 해를 넘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물 건너갔다"며 "대우조선해양과 셈코프마린이 최종 후보로 올랐지만 발주사가 변경됐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로즈뱅크 프로젝트 발주사는 미국 정유사 셰브런(Chevron)이었다. 이 FPSO는 계약금액만 약 20억달러(2조2000억원)에 달하는 큰 공사였다. 때문에 국내 조선 3사가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지난 7월 대우조선만이 살아남아 셈코프마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놓고 경합해왔다. 하지만 셰브런은 최근 로즈뱅크 프로젝트 지분 40%를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Equinor)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발주처가 셰브런에서 에퀴노르로 바뀌면서 대우조선은 악재에 직면했다. 입찰 과정을 마무리 짓고 결과 발표만 앞둔 상황에서 수주전 장기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발주처가 새 입찰 조건을 제시하는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로선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로즈뱅크 프로젝트가 사실상 해를 넘기면서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액인 73억달러(8조2000억원)를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 대우조선의 수주 금액은 약 46억달러로 목표액의 63% 수준이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수주 부진과 낮은 선가로 내년에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영억이익 9550억 원을 달성하고, 지난 9월 450억 달러 수주도 이뤘다"며 "하지만 업황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대우조선이 정상화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우조선은 1건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맡고 있지만 2020년에는 공사가 마무리 된다. 약 1년간의 설계기간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하면 2000명 정도인 해양플랜트 인력은 유휴인력이 된다.

대우조선은 내년 안에 1000여명 정도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로즈뱅크 수주 결과가 구조조정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새 노동조합 집행부 출범으로 노사 대립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에 당선된 신상기 노조위원장은 대우조선 노조의 4개 노동단체 중 가장 강경 성향으로 꼽히는 ‘현장 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이다.

한편 대우조선과 셈코프마린은 앞서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 카스트버그 수주전에서도 마주했었다. 당시 대우조선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저가 전략을 앞세운 셈코프마린이 최종 계약자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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