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사업보고회, 주목할 만한 '세 가지' 구광모 데뷔 무대, 임원인사 영향 '촉각'…구본준 계열분리 결정 여부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10-31 08:24:4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0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해마다 진행하는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두고 올해는 유독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의 사업보고회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주요 의제 세가지를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018년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지난 29일부터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사업보고회는 LG그룹이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일종의 경영전략회의다. 지주사인 ㈜LG에 계열사들이 하반기 실적과 내년 사업 전망 및 전략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이번 사업보고회가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일단 구광모 회장의 첫 데뷔 무대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구 회장이 지난 6월 부임 직후 열린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당시 지주사에서 근무 중이던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주재했다. 이번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구 부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주재하는 자리로 볼 수 있다.
이번 사업보고회는 권영수 부회장이 조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은 업무 보고를 받는 스타일이 상당히 꼽꼽하고 허를 찌르는 질문을 잘 던지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업보고회는 구 회장이 직접 주도할 첫 임원 인사를 앞두고 이뤄지는 절차란 점도 주목을 받는 부분이다. 구 회장 부임 후 LG그룹에서 눈에 띄는 인사는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자리 교체 정도 외에 없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그룹사 전면에 자리잡은 만큼 LG 인적 쇄신도 대규모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이전까지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온 만큼 구 회장 측근 인사를 전면 배치한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사를 실시할 수는 없다. 이번 사업보고회를 통해 실적 평가를 거친 뒤 구색을 맞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번 사업보고회는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되는 절차란 점이 가장 이목을 끈다.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이를 최종적으로 조율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구 부회장은 구 회장에게 회사를 맡기고 떠나면서 특정 계열 혹은 사업을 가져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장자 승계를 고수해 온 LG그룹의 오랜 전통이다. 창업주 적장자에게 LG그룹을 물려주면서 형제 및 형제 자손들은 알짜 사업을 가져가는 흐름을 보였다. LS, LIG, 희성 등이 이처럼 계열분리된 곳들이다.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LG전자 등 계열사에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등을 떼어가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설도 있다. LK전자를 설립해 이를 실현할 것이란 제법 구체적인 말도 들린다. LG유플러스도 한 때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상장사란 점에서 배임 등 소지가 있기 때문에 구 부회장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정반대 해석 역시 있다.
최근에는 구 부회장이 일단 회사를 떠난 후 상황을 지켜본 뒤 계열분리를 해 갈 사업을 결정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구 부회장이 보유 중인 ㈜LG 지분을 팔아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데, 최근 주식 시장 동향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항간에는 희성그룹을 구 부회장이 가져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희성은 구 회장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이끌고 있는 곳으로, 아들이 LG그룹을 물려받은 만큼 희성은 양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LG그룹 사업보고회는 내달 중순까지 3주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보고회 직후에는 그룹사 전반 임원 인사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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