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높아진 '자본여력'…M&A로 이어질까 [은행경영분석]자본정책 운영 '제한적', 낮은 충당금 적립 탓에 부실자산 버퍼 성격 짙어
김선규 기자공개 2018-11-07 15:58:5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의 개선된 자본 적정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본의 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를 인수·합병(M&A)이나 배당정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잉여자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른 은행지주사와 달리 하나지주 자본비율은 부실자산에 대한 버퍼(Buffer)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자본정책 운영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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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내놓은 '2018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그룹 BIS기준 CET1은 12.99%로 전년 말에 비해 0.25%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 CET1이 10%대에 불과했던 하나지주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자산운용과 안정적인 순익 실현으로 다른 은행지주사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15%대를 근접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총자본비율은 14.89%로 지난해 말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경과규정 적용에 따른 단계적 차감 영향 탓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기본자본비율(Tier1)은 0.21%포인트 올랐다. 기타기본자본량이 크지 않아 CET1이 증가한 만큼 Tier1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앞두고 있어 CET1과 Tier1이 각각 0.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총자본비율 감소에도 CET1과 Tier1이 상승하면서 자본의 질이 개선됐다. 이는 내부 가용자금이 풍부해졌다는 얘기다. 이중레버리지비율 및 부채비율 등이 규제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M&A나 배당정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자본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하나지주의 자본 적정성이 개선되면서 비은행 강화를 위한 M&A 추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1분기와 3분기 경영실적에 대한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은행 부문 M&A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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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지주도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맞춰 비은행 부문 M&A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 증권사뿐 아니라 보험 부문 등 매력적인 매물이 나온다면 적극적인 M&A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자본비율을 잉여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른 은행지주사와 자본비율 격차를 좁혔지만,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낮아 부실자산에 대한 대처능력이 미흡하다는 배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지주 자본은 신한·KB지주 자본의 성격과 결이 다르다"며 "신한과 KB는 대손충당금을 두텁게 쌓았기 때문에 자본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반면 하나지주 자본비율은 부실자산에 대한 버퍼(Buffer) 성격도 지니고 있어 자본여력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손충당금은 쌓을수록 순익이 감소해 이익잉여금이 줄어든다. 하나지주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낮게 유지하는 대신 이익잉여금을 늘려 자본비율을 키웠다는 관측이다. NPL커버리지비율을 비교하더라도 신한지주는 170%, KB지주는 137.9%인 반면 하나지주는 100%에 불과하다. 3개 금융지주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담보비율이 비슷하다는 점에 하나지주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밑돌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지주가 경쟁사만큼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면 CET1 상승폭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낮은 상황에서 자본적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높은 M&A를 쉽게 단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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