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리가틀립, 개방 전부터 쌓은 업력 '넘사벽' 20여년간 한국딜 전문성 축적…한국사무소 자체 딜 수행능력 갖춰
한희연 기자공개 2018-11-12 09:22:40
[편집자주]
외국법 자문사들의 국내 활동이 허용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국내 법조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초기 우려와 달리 한국에 상륙한 글로벌 초대형 로펌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착해 나갔다. 반면 일부는 철수를 준비하는 등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법률시장 개방 6년. 한국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로펌의 현재는 어떨까.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0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법률시장 개방과 관계없이 훨씬 이전부터 클리어리가틀립앤해밀턴(Cleary Gottleb Steen & Hamilton LLP)은 한국 시장 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던 글로벌 로펌이다.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 관련 중요한 딜을 꾸준히 수임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향력을 키워갔다. 업력만큼 규모나 전문성, 맨파워 등에서 클리어리가틀립은 고객들의 신뢰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
◇ 법률시장 개방 이전부터 한국딜 다수 수임…업력과 규모에서 나오는 경쟁력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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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무소는 지난 2012년 10월 개소했다.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에 근거해 서울사무소가 문을 연 지는 만 6년이 됐지만 클리어리가틀립이 한국 관련 업무를 해 온건 이미 20여 년이 넘었다.
서울사무소 개소 이전에는 홍콩에서 주로 출장을 와 한국관련 업무를 맡았다. 한국 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홍콩 내 한국계 변호사는 이미 다수를 차지했었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아예 서울에 사무실을 차려 집중적으로 한국 기업 업무를 하면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삼성, LG, CJ, SK 등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된 한국 기업들은 모두 클리어리가틀립의 오랜 주요 고객이다. 한번 고객이 된 기업들은 다음 딜을 진행할 때도 다시 클리어리가틀립을 재신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업무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쌓였음을 방증한다.
클리어리가틀립은 1200명 이상의 소속 변호사들이 전 세계 16개 사무소에 퍼져 일한다. 여기에는 25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 변호사들이 포함된다. 서울사무소에는 현재 3명의 파트너(Partner) 변호사와 카운슬(Counsel) 변호사, 시니어어터니(Senior attorney), 어쏘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 등을 포함해 16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로펌 중에는 단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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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 관련·M&A·구조조정·소송·분쟁 등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업계 톱 지위…종합서비스 제공 가능 이점
규모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업무 범위도 넓다. 작은 로펌의 경우 증권이나 인수합병(M&A), 분쟁 등 특정 부문에 집중해 경쟁력을 갖고자 하지만, 클리어리가틀립은 자본시장내 일어나는 대부분 업무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다. 고객 입장에서는 증권발행, 기업공개(IPO), M&A 등 다방면의 종합서비스를 클리어리가틀립 한 곳을 통하기만 해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회사내 업무 비중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을 정도로 비등비등 하다. 하지만 각 분야에서 업계 톱을 자랑할 정도로 탄탄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2년 간 우리 기업의 IPO사례 중 해외 상장이나 국내 물량 일부를 해외 투자가가 투자하는 경우가 대략 20건 있었는데 이중 클리어리가틀립이 수임한 딜은 19건이었다. 특히 이중 17건은 발행사를 대리하는 경우였다.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해외 상장 건에는 거의 예외없이 클리어리가틀립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최근 3년간만 해도 △ING생명 △카카오(싱가포르) △ 라인(미국, 일본) △ 넷마블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등의 상장 작업을 진행했다.
해외증권 발행 트랙 레코드도 독보적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375건(2050억 달러) 이상의 한국기업 해외 증권 발행과 관련해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특히 외평채 등 정부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의 해외 공모채권에 지속적으로 법률자문을 해 오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에는 특히 프리컨시 이슈어가 아닌 기업들의 채권 발행도 다수 자문했다.
M&A 시장의 경우 지난 2007년 이후 클리어리가틀립이 법률자문을 제공한 거래금액 총액은 170억 달러 규모다. IMF 직후 활발했던 금융기관 M&A를 비롯한 해외시장이 관련된 대형 M&A 건들 대부분 클리어리가틀립의 손을 거쳤다.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 △스탠다드차타드의 제일은행 인수 △HP의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인수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ING생명, 대성산업가스 인수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투자 △한온시스템의 마그나그룹 유압제어사업부 인수 등 굵직굵직한 딜이 모두 포함된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교류가 많아지면서 커지기 시작한 소송과 중재, 공정거래, 형사 등 업무도 이미 많은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IMF 당시 우리나라 외채 협상 등을 포함해 대우그룹, 하이닉스 등 대형 국제 구조조정업무에 대한 경험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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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관련 모든 딜, 서울사무소가 직접 익스큐션…록스텝 시스템 기반, 전세계 긴밀한 협업
이 모든 한국 관련 딜은 서울사무소가 직접 관여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타 로펌들의 경우 한 나라의 사무소가 딜을 따오고 필요한 전문적인 일들은 본사나 다른 지역의 협조를 받아야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클리어리가틀립 서울사무소의 경우 수임한 딜을 자체적으로 익스큐션(execution) 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이 강점이다.
파트너인 한진덕, 이용국, 한상진 변호사가 각각의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고 딜을 컨트롤 한다. 한진덕, 이용국 변호사의 경우 해외 증권 발행과 회사법 등 업무, 한상진 변호사의 경우 인수합병 관련 강점을 갖고 직접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딜의 진행 과정을 챙긴다. 3명의 파트너들이 확실한 전공을 갖고 진두지휘하면서 10명 이상의 어쏘시에이트 변호사들이 이를 서포트하니 막강한 경쟁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현지 세법 등 더 세부적인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 대한 서포트 조직 풀도 넓다. 전 세계에 촘촘히 흩어져 있는 클리어리가틀립의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한 부분이다. 록스텝(lock step)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클리어리고틀립은 다른 경쟁 펌에 비해 내부 협업이 잘 되는 편이다. 록스텝은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이 연차에 따라 동일한 시스템으로, 일종의 '호봉제'다. 회사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직원 개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커지기 때문에 자발적인 협업 의지가 강하다.
클리어리가틀립은 한국 자본시장 성장과 함께 회사가 같이 커 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지금껏 했던 것처럼 각 분야의 전문성을 유지하며 수준 높은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최근 뉴욕 본사에 김준현 변호사가 영입된 점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김 변호사는 미국 남부 연방지검장 직무대행을 역임하며 인맥과 전문성을 쌓았다. 김 변호사는 뉴욕사무소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사무소 소속의 변호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아시아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국제 통상 분쟁, 국제 중재 및 소송, 형사 및 법률 규제 사건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통상분쟁, 중재 등 니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활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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