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IPO에 나선 기업들이 기관 외면 속에 상장 계획을 줄줄이 철회하고 있다. 이제 연말 대기 주자는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단 두 곳만이 유일하다. 올해 최대어로 꼽힌 현대오일뱅크는 사실상 해를 넘겨 IPO 공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교롭게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만 남게 됐다.

두 곳은 모두 성장성과 잠재력을 부각하고 있지만 업계의 시선은 의구심이 짙다. 정보통신(ICT), 항공업 자체에 대한 낮은 공모주 매력에 더해 주식 발행·유통 시장이 모두 침체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눈높이를 대거 낮춰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흥행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를 이루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대기 중인 유가증권시장 IPO는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등 두 곳 가량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IDT는 당장 이날(7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거래소 심사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에어부산은 12월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등은 필사적으로 상장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가격 이슈가 아닌 증시 불확실성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 눈높이를 대폭 낮추더라도 지갑을 닫아 버린 기관투자자를 확보하긴 쉽지 않은 셈이다.

실제 올해 유가증권시장은 유례없을 만큼 대형급은 물론 중형급 기업의 상장 좌초 사례가 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를 시작으로 HDC아이서비스 등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롯데정보통신, 티웨이항공 등은 눈높이를 대폭 낮추면서 간신히 상장에 성공했다.

특히 10월 미 증시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정적 기류는 커졌다. 최근 들어서만 프라코, 드림텍, CJ CGV 베트남 등 세 건의 유가증권시장 딜이 모두 엎어졌다. 상당 부분 과다 밸류에이션 논란이 나오긴 했지만 증시 침체란 외부 파고를 넘지 못한게 결정적이었다.

아시아나IDT는 사업 확장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물음표다. 신규 자금 등을 통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룹 중심의 사업구조에 따른 잠재력 한계 등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상장을 철회한 HDC아이서비스 역시 비슷한 이유로 외면받았다.

에어부산도 항공업에 일고 있는 위기감을 고려하면 공모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앞선 저비용 항공사(LCC) 주자들의 주가 등을 고려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단 평가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공모가를 여전히 밑돈다.

시장 관계자는 "우려는 두 곳 모두 공모주 시장 침체, 업종 매력 저하 등 겹악재에 노출된 점에서 시작된다"며 "모회사(아시아나항공) 재무개선이나 회계기준 대응 등의 불가피한 이유 탓에 사실상 '무리수' 수준의 행보로 해석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