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개발사업 경쟁력 주목…누적투자 6조 상회 ③르네상스호텔, 판교알파돔시티 호텔 개발…오피스·물류·대출 등 투자처 다양화
이효범 기자공개 2018-11-08 10:17:1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8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다른 부동산 전문 운용사에 비해 국내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오피스빌딩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투자 유형이다. 우량한 오피스빌딩을 인수하려는 입찰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풍부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개발사업 투자를 남다른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다만 인허가부터 건설, 준공후 매각까지 완료해야 하는 투자의 특성상 리스크도 적지 않은 영역으로 꼽힌다.◇작년말 누적 국내투자 30% 차지… 개발투자 인력 인프라 갖춰
이지스자산운용의 작년말 기준 누적운용자산은 19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 투자한 금액 14조1000억원 중 개발사업에 투자한 비중은 30%에 달한다. 여기에 올들어 설정한 르네상스호텔 개발에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2조원을 웃돈다는 점에서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금액만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르네상스호텔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2조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상태다. 국민연금과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에쿼티 투자금 8000억원을, 나머지 자금을 담보대출로 각각 조달했다. 이 사업은 2020년 상반기까지 오피스 전용 제1빌딩과 호텔과 리테일, 오피스 용도의 제2빌딩 등 2개동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또 지난해에는 부동산개발업체인 SK디앤디, 신세계조선호텔과 손을 잡고 판교 알파돔시티에 위치한 부지를 인수해 비즈니스호텔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금 1600억원을 펀드를 통해 모집, 조선호텔 브랜드로 312개의 객실을 보유한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또 준공전 선매입하는 형태로 CJ대한통운이 임차하는 양지물류센터를 4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수하기도 했다.
또 인천 십정동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하는 공모형 리츠상품도 준비 중이다. 투자 규모는 7200억원이다. 아파트 건설 전 시행사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발행 주식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리츠가 포트폴리오 내 70% 이상을 부동산 실물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거래소 유가증권 상장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상품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다른 운용사에 비해 풍부한 부동산 전문인력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같은 부분이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조직내 8개 부문 가운데 개발사업 투자를 전담하는 부문을 따로 둘 정도다.
운용사 대체투자 담당 임원은 "난이도가 높은 개발사업 투자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이지스자산운용의 장점"이라며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이같은 투자를 진행할 운용사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개발사업에서는 운용사나 혹은 운용사가 소속된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의 시행사 역할을 하게 된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과 인허가, 건설, 임차인 물색, 준공 후 매각까지 펀드의 만기 내에 완료해야 한다. 다만 각 과정에서 계획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자 비용 등이 불어나 기대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실물자산에 대한 치열한 경쟁으로 매입가격의 상승하자 양호한 수익률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져 개발사업을 통해 양호한 수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펀드설정과 리스크심의회, 개발펀드운영회의 등 내부통제시스템과 함께 철저한 부동산 사업성 분석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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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타워·종로타워 투자, 역량 발휘…블라인드펀드 조성
이지스자산운용은 개발사업 외에도 그동안 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굵직한 거래들을 성사시켰다. 코어전략의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는 서울 종로 수표동 시그니처타워와 강남구 삼성역 인근 오토웨이타워 인수 건을 꼽을 수 있다. 각각 투자 규모는 8100억원과 3400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시그니처타워를 인수할 때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역량이 발휘됐다. 임차인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이 서울 용산 신사옥으로 옮겨가기로 확정돼있던 가운데 매각이 진행되면서 대규모 공실이 불가피했다. 밸류애드 전략으로 접근해 인수에 나선 경쟁자들이 많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기대수익을 보전해 줄 수 있는 금융구조를 설계해 인수에 성공했다.
종로구 종로타워와 수송스퀘어는 밸류애드 전략으로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다. 밸류애드 전략은 공실률이 20% 이상인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입한 이후 우량한 임차인을 채워 건물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알파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2015년 매물로 나온 종로타워를 매입했다. 4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매입한 뒤 공실을 메워 최근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인수한 수송스퀘어도 임차인이었던 제일모직이 떠난뒤 SK건설과 SK그룹 계열사들을 입주시켜 공실을 낮춘 상태다. 수송스퀘어를 인수한 펀드의 규모는 3400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특히 올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투자하는 4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밸류애드 전략의 경쟁력을 키웠다. 블라인드펀드는 자금을 미리 모집한 뒤 투자할 자산을 결정한다.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투자물건을 확정한 이후에 자금모집을 실시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비해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2012년 첫 해외 투자…공모형 해외 부동산 펀드 잇따라 출시
작년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이 누적운용자산 19조5000억원 가운데 해외 부동산 자산은 5조4000억원이다. 누적운용자산 대비 해외 부동산 자산의 비중은 28%에 그쳤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국내 부동산 펀드보다 커진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해외 부동산 자산 유형별로 오피스와 대출투자가 각각 40%, 39%를 차지한다. 나머지 유형은 재간접형 12%, 주거복합 6%, 호텔물류 3% 등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에서는 실물투자, 미국에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 형태의 투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는 뉴욕 구글 오피스(85 Tenth Avenue), 맨하탄 악사 에퀴터블타워(AXA Equitable Tower) 등을 담보로 메자닌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소재의 ‘원 우드 스트리트 빌딩'을 인수하는 부동산펀드를 설정하면서 첫 해외 부동산 투자를 실시했다. 당시 한화생명, 한화손보 등을 수익자로 한 펀드는 2017년 빌딩을 매각하고 청산됐다.
또 2014년에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법무부 산하기관이 입주한 빌딩(810 Seventh Street),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통신회사 벨캐나다 본사 빌딩(Bell Canada Campus),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 빌딩(Rue la Boetie) 등 3개를 동시에 매입하는 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만 1조390억원에 달했던 패키지 딜이었다.
올들어서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에 힘을 실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네슬레 본사 빌딩,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빌딩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설정했다. 네슬레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해 3일만에 556억원을 모두 모집했다. 다만 트리아논 빌딩을 인수하는 공모펀드로 총 3750억원 조달하기로 했지만 187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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