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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고려저축은행, 경영권 분쟁 도화선되나 [지배구조 분석]②대주주 의결권 제한이 경영권 다툼 여지 줄 가능성

조세훈 기자공개 2018-11-16 10:35:1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4: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은 창업주 가족 간에 여러 차례 상속분쟁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지배구조가 탄탄하게 유지돼왔다. 그 덕에 총수 부재로 위기를 겪던 시기에도 오너일가 소유 계열사 8곳을 하나로 합치며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아들 현준 씨가 지주사격인 티알엔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3세 승계 플랜도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 전반을 흔들 강력한 변수가 튀어나왔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을 피하기 위해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향후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이 이뤄져 '흥국금융가족'으로 불리는 6개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이 경영권 다툼의 여지를 키울 수 있다. 일반지주회사는 현행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과정에서 흥국생명과 고려저축은행의 2대 주주인 이원준씨가 다시금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 이원준 씨는 이 전 회장의 장조카(이임용 창업주의 장손)로 지난 2010년 검찰수사 과정에서 선대회장의 숨겨진 재산이 드러나자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상속분쟁을 치른 바 있다. 수년에 걸친 재산다툼은 이 전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으나 최근 '황제보석' 논란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이 전 회장이 지배구조법 위반을 스스로 제기하며 다시금 분쟁의 씨앗을 남겼다.

흥국금융그룹 지배구조의 뇌관은 흥국생명과 고려저축은행이다. 흥국금융의 출자구조는 크게 이 전 회장→흥국생명→흥국화재로 이어지는 보험계열사, 이 전 회장→흥국증권→흥국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증권계열사, 마지막으로 이 전 회장→고려저축은행→예가람저축은행으로 구성된 저축은행 계열사로 나뉘어져 있다. 잠재적 경쟁자인 이원준 씨는 흥국생명과 고려저축은행의 지분을 각각 14.65%, 23.2% 보유한 2대 주주다. 현재는 이 전 회장이 의결권 제한 조치를 받더라도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 돌입하면 상황은 변모할 수 있다.

흥국

이 전 회장이 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는다면 보유 주식의 10% 이상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대법원 1차 파기환송 이후 대법원 판결이 다시 나오기까지 2년 2개월이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그 시점은 2021년 남짓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의결권 제한이 현실화되면 이 전 회장의 지배구조는 취약성을 드러낸다. 흥국생명은 이 전 회장이 지분 56.3%를 보유하고 있고 티알엔 등 계열회사가 18.04%를 가지고 있다. 조카 이원준씨 등 일부 친인척이 25.65%의 지분을 갖고 있어 과거부터 경영권 불안 요인으로 거론됐지만, 현실적으로 지배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의결권 제한을 받으면 사실상 친인척 지분은 47.78%까지 치솟는다.

고려저축은행 역시 이 전 회장이 30.5%,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이 각각 20.2%, 20.2%, 5.9%를 보유하고 있다. 이원준씨 지분은 23.2%다. 의결권 제한이 이뤄지면 이원준씨가 29.2%로 사실상 1대 주주로 올라선다. 그래도 이 전 회장 측의 과반주주는 무너지지 않는다.

고려저축은행 지분율

문제는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금융계열사 지분 처분 과정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티알엔을 정점으로 한 태광의 지주사 전환 과정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마지막 고리는 흥국생명과 고려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정리하는 데 있다. 애초 이 전 회장이 모두 사들이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의결권 제한 리스크가 있어 어려울 전망이다.

아들 현준씨가 모두 매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 액수가 만만치 않아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실제 대한화섬과 티알엔이 보유한 흥국생명 주식을 모두 사들이려면 1500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고려저축은행 역시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데 800억원이 소요된다.

때문에 지주사 전환과 함께 3세 승계 프로세스가 가동되면 원준 씨가 지분을 보유한 흥국생명, 고려저축은행을 중심축으로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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