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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운용, 해외투자 중심축 유럽으로 '정중동' [부동산펀드 운용사 분석] ③美 금리인상에 기관 투심 이동…국내도 대출채권 투자 확대

이충희 기자공개 2018-11-29 08:41:4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6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상반기 코람코자산운용은 회사 랜드마크 딜로 꼽힐만한 투자를 성사시켰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2억7000만 유로(약 3530억원) IZD타워를 단독 인수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출자받은 지분 인수용 사모펀드 설정액만 약 9900만 유로(1260억원)에 달해 코람코운용으로서는 당시 유럽 최대규모 투자였다. 이 때 딜은 중형급 운용사에 불과했던 코람코운용을 국내 기관투자자에 각인시킨 첫 사례로 남았다.

최근 코람코운용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유럽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해외에서는 미국 자산 발굴에만 주력했지만 점차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가려는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미국 대비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럽이 첫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빈·암스테르담·하노버…유럽 투자 자산 확대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이 현재 운용중인 펀드 수는 총 65개, 설정액은 2조2500억원 수준이다. 이중 2017~2018년 설정된 펀드만 32개로 절반에 육박한다. 해외 투자 자산이 다양해지면서 설정액과 펀드 개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코람코운용은 특히 2016년 IZD타워 투자를 시작으로 최근 유럽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유럽으로 조금씩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 기관들의 투심이 이 지역으로 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높아지면서 유럽 조달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는 펀드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금리가 낮을 수록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있는 유럽 2선 시장(영국·프랑스 등 제외)에 기관 투심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에는 네덜란드 부동산 시장 사상 최고 매매가 기록을 갈아치운 '더 아트리움'(The Atrium) 빌딩 투자도 성사시켰다. 이 빌딩의 자산 가격은 총 5억 유로(6500억원) 수준으로 코람코운용이 이중 1억 유로 지분을 취득했다. 나머지 1억 유로는 유럽계 운용사가 댔고 3억 유로는 현지 금융권 대출 받았다.

올 하반기에는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신축 물류센터에도 투자했다. 하노버는 유럽 물류 거점으로 떠오르는 도시다. 동유럽에서 서유럽으로 연결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물류센터는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과 15년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꾸준한 배당수익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하노버 물류센터 투자는 유럽 비(非) 오피스 자산으로 투자영역을 확장하는데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 추이를 감안해 미국 유럽 등에서 전략적 투자 자산을 발굴하고 아시아 호주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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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은 2017년 12월 기준.

◇홈플러스 남현점, 배당·시세차익 '두마리 토끼'

코람코자산운용이 지난해 매각한 서울 홈플러스 남현점 건물은 국내 부동산 운용업계의 성공적 엑시트 사례로 평가될만 하다. 2012년 말 지하 5층~지상 3층짜리 완공 직전 건물을 1360억원에 매입, 2017년 말 약 1600억~170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간 300억원 수준 시세차익을 낸 것을 비롯해 이 기간 꾸준한 배당 수익까지 올려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컸다.

코람코운용은 투자자별로 리스크 감내 수준을 파악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회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홈플러스 남현점 사례는 비교적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기관을 위해 설정했던 게 주효했다. 이 밖에 개발단계 부터 펀드가 투자한 시흥 배곧신도시 롯데마트를 비롯해 서울 영등포구 TCC동양타워, 인천 도화물류센터 등이 회사가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주요 포트폴리오다.

올들어 신규 설정된 부동산 펀드들 중 상당수는 대출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도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들면서 리스크는 줄이고 안정적 배당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기관 투심이 옮겨가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에 지어지고 있는 두산 분당센터와 서울 상일동 강일타워, 강원 신안 PF 리조트에 투자하는 대출채권 상품들이 올해 신규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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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은 2017년 12월 기준.

코람코운용은 최근 신설한 본부들을 통해 내년에도 다양한 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특히 개발사업본부는 기업들이 보유한 유휴 부동산을 인수해 개발 초기단계 사업부터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M사업본부도 블라인드펀드를 만들어 부동산, 인프라, 주식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들의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자산을 발굴하고자 노력한 게 최근 꾸준한 실적 증가 배경"이라며 "해외부동산이나 인프라, 개발사업 등으로 투자 자산을 더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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