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경영진단]실탄 부족한 우리카드, 내년 성장 전략 '고심'③영업 확대 난관·카드 수수료 인하·법인카드 실적 저하
조세훈 기자공개 2018-12-07 08:32:18
[편집자주]
3년마다 돌아오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놓고 카드업계가 '위기론'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8000억원에 달한 탓이다. 앞서 발표한 수수료 인하 정책(6000억원)을 합하면 감소액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위기론에 휩싸인 카드사, 그 '위기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2: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이번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으로 내년에 적어도 300억~350억원 가량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데다 당국의 일회성 마케팅비 사용 축소 권고로 공격적 영업도 어려워졌다. 올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내년도엔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여기에 강점인 법인 카드 실적이 대폭 떨어지고 자본마저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상한선에 근접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의 대출영업도 확대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모회사인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으로 표준등급법을 일시적으로 적용받게 돼 내년까지 '자본 여력'이 부족해졌다. 당장 우리카드에 유상증자 제공도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순익 축소에 영업도 한정적으로 할 수밖에 없어 우리카드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고 내년도 생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축소를 골자로 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개편안은 브랜드 인지도나 재무여력이 우수한 상위권 업체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반면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중소 카드사에게는 불리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소카드사인 우리카드 역시 불리한 조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비용절감 방안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영업 확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총자산이 총자본의 6배를 넘길 수 없다. 그런데 우리카드의 레버리지배율(자산총계/자본총계)은 올해 9월 말 현재 5.83배로 지난해(5.35배)보다 0.48배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제공해 레버리지 배율을 낮췄지만, 공격적인 영업으로 일년 만에 규제 한계치에 다다른 것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 레버리지배율은 한계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모회사인 우리은행이 우리카드에 자본확충을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주사 전환 시 자기자본비율(BIS) 산출 방법을 표준등급법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내부등급법을 써왔는데 지주사로 전환하면 기준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으로 바뀌면 보유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올라가 BIS가 떨어진다. 다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가량 시범운영을 해야해 빨라도 2020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바꿔 말하면 내년까지는 우리카드에 유상증자를 제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카드는 자본 여력 부족으로 내년부터 신용판매뿐 아니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카드론 확대 등 카드자산과 영업수익(매출액)을 늘리는 전략 모두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여기에 '카드의 정석' 시리즈도 올해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의 정석은 정원재 사장이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히든 카드다. 이 카드는 출시 5개월만인 지난 8월에 100만좌를 돌파했으며, 올해까지 총 200만좌 판매 달성이 예측될 만큼 흥행 가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일회성 마케팅 비용 등을 축소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29억원을 집행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해왔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같은 마케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당장 우리카드는 부서별 비용 감축안을 제출받아 마케팅비 감축,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한 모집비용 감축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
그동안 강점을 보인 법인카드 분야의 실적 부진도 우려지점이다. 우리카드는 분사 초기부터 우리은행 거래기업과의 영업에 집중해 법인카드 부문을 키워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카드사들에 법인세 납부 관련 마케팅 자제령을 내린 이후 법인카드 사용실적이 급격히 줄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법인카드 사용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2조4000억원 감소한 6조179억원에 그쳤다.
우리카드는 기타마케팅 비용, 무이자할부 비용, 광고비 등 재량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이 800억원 가량이다. 이 비용의 절반가량을 축소하면 수수료개편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만, 영업 축소로 내년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