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지나고 이자만 지급?…싸늘한 CERCG 채권단 [중국 기업 ABCP 부실]자구안 자체가 독단적 의사결정…상환 의지 불확실 판단
민경문 기자공개 2018-12-06 11:19:4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연말까지 이자 지급 의사를 밝혔지만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하다. 처음부터 독단적으로 자구안이 제시된 데 따른 불만이 적지 않다. 원금 상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만기 이후 이자 지급만으로는 상환 의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0일 CERCG 관련 모든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ERCG 자회사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자산관리자가 한화투자증권이다. 앞서 CERCG는 싱가포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자사 관련 채권에 대해 이자 지급 내용을 공시했다.
국내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1억 5000만 달러 정도다. 계획대로라면 5.5%의 금리를 오는 20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8월 채권단에 전달된 자구 계획안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3년은 이자만 지급하고 이후 5년은 원금은 분할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도별 상환 비율도 명기돼 있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국내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자구안에 대해선 국내 채권단이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해외에서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처음부터 CERCG의 독단적인 자구안에 따른 이자 지급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기(지난달)가 지났는데 원금은 한 푼도 갚지 않고 이자만 지급한다는 의사결정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CERCG의 자구안을 만든 FTI 측이 충분한 자료나 실사 기회 등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구안 자체의 신뢰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회사의 CERCG 지분율 확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졌다. CERCG는 최대주주인 중국부래덕실업회사(CNFIC)가 자사 지분율을 기존 49%에서 58%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CNFIC는 베이징시 상무위원회가 100% 소유한 회사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진짜 CERCG 정상화를 위해 지원하는 건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CERCG는 내부 현금도 있고 영업도 이뤄지는 만큼 파산할 단계는 아니라고 들었다"며 "그만큼 해당 자금을 당장의 이자 지급보다는 자구안 개선 등에 좀 더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까지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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