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부사장직 부활…우유철 보좌에 '이건용' 글로비스서 영업·구매·사업지원 전담, 투톱 체제로 변화 모색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13 13:33: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5년만에 부사장직을 부활시켰다. 그룹 인사를 통해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을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우유철 부회장 - 이건용 부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우 부회장이 그룹 총괄 및 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하고 이 부사장이 구매를 비롯한 영업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철도·플랜트·방산 등 전 사업부가 수년째 고전하고 있는 만큼 투트랙 체제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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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은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부사장이 이를 보좌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듬해 김승탁 사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원톱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그룹 인사에서 김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과 이건용 부사장이 현대로템으로 옮기면서 투톱 체제가 부활했다.
1960년생인 이 부사장은 한양대학교에서 생산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2009년 6월에는 현대글로비스로 옮겨 영업지원실을 이끌었다. 지난 10년간 경영·구매·사업지원 등을 총괄하며 현대글로비스의 영업활동을 전반적으로 관리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로템은 R&D 투자와 일감 확보에 힘쓸 방침이다. 기술 전문가인 우 부회장이 철도·플랜트·방산을 총괄하며 신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이 부사장이 우 부회장을 보좌함과 동시에 신규 고객사 유치 등 영업활동에 주력하는 구조다.
현재 이 부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수주 경쟁력 회복이 꼽힌다. 2014년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7조1600억원이었다. 주력사업인 철도 부문이 인도, 홍콩, 브라질 등에서 전동차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 주효했다. 플랜트와 방산 부문도 석탄취급설비, K2 전차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각각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상황이 급변한 건 이듬해부터다. 새로운 성장동력이었던 브라질 전동차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았다. 착공 지연, 헤알화 가치 급락 등으로 물건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플랜트 부문의 경우 현대·기아차 부진으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K2 전차를 둘러싼 S&T중공업과의 갈등은 방산 부문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 결과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2015년 5조4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실적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매출은 2015년 3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점진적 회복세를 띠고 있는 해외 철도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다. 최근 확보한 대만 통근형 전동차 및 경전철 E&M(신호·통신)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치는 것이 첫번째 임무다. 매년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플랜트와 방산 부문에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방산의 핵심 제품인 K2전차가 내년부터 독일산 변속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양산작업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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