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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첫 식음료 엑시트 성공…"은밀하게 신중하게" 매각 작업에 1년 소요…프로그레시브로 거래가 높여

박시은 기자공개 2018-12-26 09:44:4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가 5년 만에 웅진식품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올봄 매각에 착수한 후 계약 체결까지 10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을 만큼 공을 들였다. 펀드내 유일한 식음료 포트폴리오 엑시트였던 만큼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한앤컴퍼니의 웅진식품 인수가 본격화 된 것은 올 3월. 한앤컴퍼니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웅진식품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후 티저레터 배포등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이 착수된 시기는 5월부터다. 시장에 알려졌던 매각 희망가는 3000억원 수준이었다.

두 달 후 치러진 예비입찰에는 대만 유통기업 '퉁이(統一·Uni-president)그룹'와 '왕왕(旺旺·Wantwant)그룹', 현대그룹 계열 현대투자파트너스 등 총 4~5곳 원매자가 뛰어들었다. 여기엔 국내 일부 전략적투자자(SI)도 포함돼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대기업 계열 투자회사인 현대투자파트너스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었다.

이후 본입찰이 열리기까지 걸린 시간이 세 달이었다. 매도자 측은 일부 원매자들이 해외 기업인 점을 감안, VDR 실사 등 검토 기간을 충분히 부여했다. 해외 인수후보들이 모두 SI였던 만큼 기업 오너의 의사결정에도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바인딩(Binding) 입찰에 들어온 곳은 퉁이그룹과 왕왕그룹, 현대투자파트너스 세 곳. 세 후보 중 퉁이그룹이 월등히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우위를 점했다.

본입찰에서 퉁이그룹이 제시한 가격은 2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왕왕그룹과 현대투자파트너스는 당시 2000억원이 채 안되는 가격을 써내 가격 면에선 크게 뒤쳐졌다. 한앤컴퍼니는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방식)을 시도했고, 왕왕그룹이 이에 응하면서 퉁이그룹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프로그레시브딜에 응하지 않은 현대투자파트너스는 일찌감치 최종 인수후보에선 멀어졌다. 대만 현지 유통업계 선두지위를 다투는 왕왕그룹과 퉁이그룹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가 됐다. 몇 차례 경쟁을 붙인 끝에 퉁이그룹이 최종적으로 2600억원에 승기를 거머쥐게 됐다. 9월말 본입찰 이후 석 달 만에 인수자가 결정된 것이다.

정확한 인수 주체는 퉁이그룹 내 투자를 담당하는 자회사다. 퉁이그룹은 이번 웅진식품 인수로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의사결정은 지주사인 퉁이그룹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퉁이그룹은 웅진식품의 국내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 대만 현지에서 팔고 있는 퉁이그룹의 음료 제품을 웅진식품 판매 채널을 활용해 국내에 판매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대로 웅진식품이 생산하는 음료 제품도 대만을 비롯, 퉁이그룹이 판매채널을 보유한 해외 국가에 소개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퉁이그룹은 밀크티와 과일음료 등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미스터도넛과 세븐일레븐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대만 현지 내 사업권도 보유하고 있다. '대만의 롯데'로 불릴 만큼 현지에선 손에 꼽히는 유통업체기도 하다. 퉁이그룹에 피인수되면서 웅진식품의 대표적 상품인 하늘보리와 자연은, 초록매실 등도 대만에서 판매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웅진식품이 온라인 판매 활로를 개척해놨다는 점도 이번 투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퉁이그룹은 그간 한국 진출을 준비해오면서 국내 온라인 기반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M&A를 검토하던 차였다.

매도자 측은 별도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는 거치지 않고 바로 계약 체결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다음달 잔금납입을 끝으로 거래를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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