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에 한앤코·오릭스PE도 가세 한화·KB·MBK파트너스 등 IM 수령…경쟁 가열
박시은 기자공개 2018-12-26 09:44:0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4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에 한앤컴퍼니와 일본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오릭스PE가 가세했다. 국내 금융지주사들과 대형 사모펀드가 잇따라 관심을 나타내면서 인수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2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부터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의 투자하이라이트와 산업 및 기업 현황, 전망 등을 담은 IM을 배포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마켓은 한 달여간 진행해온 매도자실사를 최근 마쳤다.
세 개 회사를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IM 역시 세 개 회사에 대한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 지금까지 5곳의 원매자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IM 발송 대상 리스트에 오른 곳은 한화그룹과 KB금융그룹,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한앤컴퍼니와 오릭스PE도 최근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5곳의 원매자들은 이날 받을 자료를 토대로 매물로 나온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적정가치를 평가해 향후 제출한 제안서와 텀싯(주요 거래조건) 등에 반영하게 된다.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지주는 매물로 나온 3개 회사 중 롯데카드에 가장 관심이 크다는 후문이다. 현재 시장점유율 17%인 KB국민카드에 롯데카드가 더해지면 단숨에 신한카드를 뛰어넘어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일찍이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에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금융 계열사 10곳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이번 롯데 금융계열 3사 패키지 인수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최근 그룹 내 관련 태스크포스(TF)도 신설됐는데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이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투자로 큰 수익을 낸 데 이어 또 한 번 대규모 금융기업 투자에 뛰어들 전망이다. 2013년 1조8400억원에 ING생명을 인수해 배당과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일찌감치 원금을 회수,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2조2989억원을 받고 남은 지분을 모두 팔았다. 성공적인 엑시트로 평가받으며 국내 금융기업 M&A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전 참여도 이러한 자신감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국내 FI 참여자인 한앤컴퍼니는 첫 금융기업 인수 추진이다. 2년여 전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에 FI로 지분투자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최근 1조5000억원 규모 SK해운 경영권 인수와 웅진식품 매각에 잇따라 성공해 신규 투자 및 회수 성과에 다시 가속이 붙고 있다. 올초부터 2조원을 목표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 중으로 인수여력도 여느 SI에 뒤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금융회사 투자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일본계 PE 운용사다. 지난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로 국내 투자업계에 데뷔한 후 미래에셋생명과 셀트리온, STX에너지, 현대로지스틱스 등 꾸준한 투자로 입지를 다져왔다.
입찰 참여가 유력시됐던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은 IM 발송에 앞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는 받아갔으나 인수전에는 뛰어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대규모 M&A에 여력을 쏟기 보다는 내년으로 예정된 지주사 전환에 우선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는 지주 출범 2년이 되는 시점인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를 분할·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킨 바 있다.
시장에선 롯데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지주가 아닌 다른 계열사로 흡수합병시킬 것으로 전망했지만 롯데는 3자 매각으로 결론내렸다. 규제 회피 논란과 대주주 적격성 이슈 등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롯데는 3개 회사를 묶어 파는 패키지매각을 추진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원매자 의사와 인수 제안가격에 따라 분리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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