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경영진단]'4대 악재'에 둘러싸인 롯데카드⑥신용불안, 수수료율 인하, 마케팅비용 제한, 레버리지 한계
원충희 기자공개 2018-12-11 09:33:02
[편집자주]
3년마다 돌아오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놓고 카드업계가 '위기론'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8000억원에 달한 탓이다. 앞서 발표한 수수료 인하 정책(6000억원)을 합하면 감소액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위기론에 휩싸인 카드사, 그 '위기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는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빅배스(Big Bath)'로 인한 부진을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매각이 공식화됨에 따라 롯데카드의 앞날은 또다시 예측불가 상황에 빠졌다. 신용불안에다 수수료율 인하, 마케팅비용 제한, 자본적정성 한계 등 악재에 겹겹이 둘러싸인 형국이다.롯데카드는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 2000억원에 근접했던 이익규모는 지난해 92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2%였던 영업이익률도 7%까지 떨어졌다. 특히 작년에는 스팍스자산운용 지분 평가손실, 영업권 평가손실 등을 한 번에 반영한 탓에 처음으로 1000억원에 못 미치는 굴욕을 겪었다.
올해는 다소 회복한 모습이다. 9월 말 기준 영업이익은 995억원으로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호조, 상품포트폴리오 전면개편 후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 할부금융 수익 전년 동기대비 40% 신장 등이 주효했다. 다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76억원인데 비해 2분기 중(4~6월) 영업이익은 129억원, 3분기 중(7~9월)에는 21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예전의 이익창출력을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카드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이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조치에 따른 롯데카드의 영업이익 감소분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말 영업이익의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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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롯데카드의 앞날에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 우선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의 경우 매각이 공식화되면 신용도가 흔들린다. 채권,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여전사에게 신용도는 곧 조달경쟁력이다. 롯데카드의 신용등급(AA/부정적)에는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이 1노치 반영돼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과거 산은캐피탈, 아주캐피탈 사례처럼 매각이슈가 불거진 여전사는 자금조달에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카드가 우량기업으로 편입될 경우 등급상향 내지 유지가능성이 높지만 열위한 그룹으로 피인수되면 등급하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측면에서도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다. 롯데카드의 차입금 구조를 보면 9월 말 기준 회사채가 5조3000억원, 유동화차입금 1조7000억원, CP 및 일반차입금 2조원 규모다. 회사채 조달비중은 2016년 말 61.5%에서 59%로 축소된 반면 CP 비중은 14%에서 18.9%로 확대됐다. CP 같은 단기차입 비중이 커질수록 금융시장 불안 등 외부충격에 취약해진다. 롯데카드의 경우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물량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정부는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고객 부가서비스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카드사의 마케팅 관행을 손볼 방침이다. 일회성 마케팅비용, 광고선전비, 프로모션 비용 등을 줄여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라는 게 기본 방향이다. 마케팅비용 제한에 따른 영업력 약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적정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카드의 3분기 말 레버리지배율(총자산/자기자본)은 5.96배로 규제수준(6배 미만)에 근접했다. 이는 추석연휴를 포함해 휴일기간이 9월 22일에서 26일까지 이어지면서 카드결제금액이 9월 27~28일 중 일시에 들어온데 주로 기인한다.
자본적정성이 취약해지면 영업성장이 제한되기 때문에 중장기 경영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를 개선하려면 자기자본을 확충하거나 자산을 줄여야 한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 증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법인구매카드 같은 저마진 자산, 무이자할부 판촉 등을 줄여 레버리지배율을 관리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결국 효율경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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