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DB생명, 자본확충 '연대책임' [보험사 건전성 리뷰]⑤손보·생보 사실상 100% 자회사 관계…"RBC비율 산출에 영향"
신수아 기자공개 2018-12-28 13:18:1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흔히 생명보험사를 '형님'으로, 손해보험사를 '아우'라고 부른다. 생보사가 손보사의 대주주로 있는 탓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그러나 이 같은 공식을 깬 곳이 있다. DB손해보험(DB손보)과 DB생명보험(DB생명)이다. DB손보는 DB생명의 지분 99.83%를 보유한 대주주로 사실상 '공동' 운명체에 가깝다. 이 때문에 점차 하락하는 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결국 DB손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DB생명의 올해 3분기 RBC비율은 169.4%로 국내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보험사의 3분기 평균 RBC비율은 261.9%, 생보사 평균은 272%로 DB생명의 RBC비율을 한참 웃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을 의미한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기준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150%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DB생명의 RBC비율은 계속 하락세를 그려왔다. DB생명의 올해 3분기말 RBC비율은 169.4%로 작년말(174.4%)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말 179.9%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량 하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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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생명은 자본 적정성 제고를 위해 1년 사이 자본 확충 레이스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1월 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올 2월에 8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RBC비율은 평균치를 밑돌았고, 지난 11월 추가로 61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지난 1년간 총 171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셈이다.
특히 DB생명은 최근 후순위채를 10년 만기, 연 5.0% 금리로 발행했다. 5년 후 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10년물 후순위채에 5년 콜옵션이 붙은 것은 RBC비율 인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년물의 경우 5년까지 발행액 전부를 자본으로 인정받고, 이후부터 자본인정 비율이 매년 20%씩 차감되기 때문이다.
DB생명의 3분기말 지급여력금액과 지급여력기준금액을 토대로 환산해보면 RBC비율을 10%포인트 올리기 위해선 약 364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율 등 추가 리스크 요인에 따라 다소간의 변동은 존재하지만 RBC비율을 약 19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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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DB생명의 열위한 자본 건전성이 DB손보로 전이될 수 있는 구조라는데 있다. DB손보는 DB생명의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사실상 단일주주인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RBC비율은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DB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DB손보에 합산되서 산출되는 만큼 DB생명의 재무 상황은 DB손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수치다. DB생명의 가용자본이 줄어들면 모수의 합산 금액이 작아져 DB손보의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또한 요구자본이 늘어나면 DB손보의 분자가 증가해 RBC비율이 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DB생명의 개별기준 자본은 5814억원, 자산은 10조87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연결기준 자본은 4조9043억원, 자산은 49조9891억원을으로 집계됐다. DB생명은 DB손보의 10분의 1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DB손보는 지난 2월 발행한 DB생명의 후순위채 100억원을 인수하며 후방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 RBC비율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
앞선 관계자는 "DB생명의 후순위채를 모회사가 인수해 자본이 증가한 부분은 DB손보의 RBC비율 산출에서 제외된다"며 "다만 여타 그룹 계열사가 인수했다면 이는 RBC비율 산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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