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11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배는 한 대 피우던 사람이 갑자기 두 대, 세 대 피우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 크기가 정해져 있으니 신규 사업자 진입을 견제할 수밖에 없죠."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2%를 차지한 1위 업체 '쥴 랩스'가 지난달 28일 국내에 '쥴랩스코리아유한회사(JUUL Labs Korea LLC)'를 설립하자 담배업계의 촉각이 곤두섰다. 한국필립모리스, KT&G, BAT코리아 등 전자담배 3사는 지난해 쥴랩스 아시아 진출설이 불거졌을 때부터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
국내 진용을 정비한 쥴랩스는 가장 먼저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에 나섰다. 한국 법인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쥴랩스는 담배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자유롭던 미국 시장에서 SNS 마케팅을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이후 편의점이나 주유소 등 소매점을 중심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더군다나 궐련형 전자담배가 FDA 허가를 받지 못해 시판되지 못하던 미국 시장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제대로 '통'했다.
반면 국내 시장은 담배에 대한 규제 수준이 미국보다 훨씬 높다. 담배 광고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 등은 온라인 판로가 막혀 있다. 오프라인 판매도 관할 지자체로부터 소매인 지정을 받은 곳에서만 가능하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결국 쥴이 승부수라도 띄워 보려면 전국 단위 유통망을 가진 소매 채널, 특히 편의점에 입점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쥴랩스코리아는 편의점 업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사들은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로선 궐련형 전자담배가 지난 3~4년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선발주자의 견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담배의 경우 유통사보다 제조사가 협상력을 조금 더 가져가는 구조"라면서 "기존 담배업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가까운 생소한 타입의 쥴이 국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국내에선 궐련형에 밀려 이미 한번 '망한 바' 있다. 괜히 쥴을 유치했다가 잘 팔리지도 않고, 궐련형 디바이스의 점유율만 애매하게 축낸다면 담배업계와 유통업계가 모두 '행복하지 않게' 될 수 있다.
담배업계와 유통업계는 지금도 쥴을 둘러싸고 조용하지만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줄랩스로부터 요청을 받아 미팅을 진행했고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일정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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