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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그룹내 교류인사 빈번..임추위 역할은 [은행지주 임추위 분석] 그룹 인력풀 공유...중앙회 영향력 눈길

원충희 기자공개 2019-01-23 08:05:33

[편집자주]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은행권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말 임원인사 시즌마다 여론의 관심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약칭 '임추위')에 집중된다. 최고경영자와 주요 임원후보를 추천하는 이 회의체는 인사권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지만 그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진 않다. 더벨은 은행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임추위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8일 12: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심의·추천권은 공식적으로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갖고 있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CEO 등 주요임원 인사는 금융계열사를 넘어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등 그룹 전반에 걸쳐 행해진다. 이는 지주 임추위를 넘어 실제로 그룹 전반의 주요 인사를 조율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농협은 지배구조 특성상 단일주주인 농협중앙회, 특히 '선출직' 중앙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농협법 개정에 따른 신용·경제 분리방침에 의해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를 분할 설립했다. 이때 농협금융지주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모든 금융계열사를 일괄적으로 가져갔고 판매·유통 등은 경제지주로 단계적 이관이 진행됐다. 덩치가 은행 못지않게 큰 상호금융은 농협중앙회 산하로 남았다.

농협

경영분리가 이뤄진지 7년이 지났음에도 인사교류는 여전하다. 작년 초에는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가 농협은행장으로 왔으며 올해는 이구찬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이 농협캐피탈 대표로 이동했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상무(사업전략부문장)는 직전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을, 박태선 농협은행 부행장은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추영근 농협생명 부사장과 김기형 농협손해보험 부사장 역시 각각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회원경영컨설팅부장을 거쳐 이동했다. 반대로 한기열 농협은행 부행장(농업·공공금융부문장)은 농업경제지주 상무로 발령이 났다.

비슷한 유형의 특수은행인 수협은행과 비교시 농협금융의 인사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수협은 공적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중앙회와 은행의 인사교류를 차단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부행장, 임원인사만 보더라도 중앙회에서 이동한 임원은 없었다. 신경분리 측면에서는 수협이 농협보다 더 분리경영을 준수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완전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심사·선정해 추천하는 곳은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소속 임추위다. 계열사 임원은 해당사 CEO가 갖고 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 금융·경제지주를 넘나드는 인사교류는 지주 임추위의 권한을 넘어선 일이다. 그룹 전반의 인사조율을 필요한 사안이다.

농협 내규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그룹 전체가 임원 인력풀을 공유하고 있어 인사교류가 많은 편"이라며 "금융계열사 인사는 지주 임추위와 해당사 CEO의 권한이며 그룹 전체의 인사를 조율하는 공식적인 기구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열사를 넘나드는 농협 그룹 전반의 교류인사를 조율·정리하는 공식기구가 없다면 비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선은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농협중앙회로 쏠릴 수밖에 없다. 농협의 지분구조상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소유하고 있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옥상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열사 CEO 인선 때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개입된다는 것은 농협그룹 안팎에서 공공연히 돌고 있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이대훈 농협은행장 선임과정을 보면 당시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였던 이 행장은 임기 1년을 남기고 대표직을 사임했다. 농협금융도 원래 계획과 달리 임추위 일정을 미루고 이 행장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다른 농협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CEO 인사 때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중요하긴 하나 중앙회장의 뜻을 무시하기 힘들다"며 "지주 회장 및 이사회, 임추위가 전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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