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30년 보좌' 황각규, 2인자로 '우뚝'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④기조실·정책본부·경영혁신실 거친 정통파…'뉴롯데' 전략 수립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19 14:44:00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8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각규 부회장(사진)은 형제 경영권 분쟁 및 총수 공백 사태 등 위기 상황을 딛고 구축된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 '롯데그룹의 2인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롯데그룹 내에서 그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40년을 '롯데 맨'으로 일하면서 30년 동안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롯데가 재계 5위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 대형 M&A(인수합병) 거래도 주도했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데다 글로벌 감각까지 겸비했다. 워커홀릭으로 알려졌지만, 임직원과의 소통도 원활하다는 평가다.
◇위기 상황서 빛났다… 가신 집단 '최후의 1인'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이래 40년 만에 롯데그룹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권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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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 3인방은 후계자 다툼 당시 차남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던 7명의 사장단과 함께 검찰 수사 타깃이 됐다. 핵심 계열사 사장 7인은 당시 이원준(롯데쇼핑), 노병용(롯데물산), 송용덕(호텔롯데), 김용수(롯데제과), 김영순(롯데알미늄), 김치현(롯데건설), 이재혁(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는 현역은 얼마 없다. 이재혁 전 부회장(식품BU장), 소진세 사장(사회공헌위원장) 등이 지난해 물러났다. 노병용·김영순 전 대표 등 나머지 인물은 이에 앞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황 부회장을 비롯해 이원준 부회장(유통BU장), 송용덕 부회장(호텔서비스BU장) 등이 최고 경영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황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롯데지주 대표이사 자리에 신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남다른 위치에 있다. 계열사 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는 다른 부회장이나 BU장과는 달리 황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에만 몸 담았다. 1995년 호텔롯데 기획조정실 국제팀장으로 발령난 이후 △ 2004년 롯데 정책본부 국제실장 △ 2014년 정책본부 운영실장 △ 2017년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등을 거쳤다.
황 부회장은 단 한번의 계열사 대표 이력 없이 계열사를 총괄하는 최고 수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신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총수 공백 위기가 닥치자 황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가 가동됐다. 명실상부 현 신동빈 체제에서 현재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 경영권 분쟁, 국정농단 사태와 검찰 비자금 수사 등 엄중한 시기를 거쳐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체제가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면서 "황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 가신집단으로 분류되던 인물 가운데 최후의 1인이자 '뉴 롯데'로 상징되는 신동빈 체제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워커홀릭' 평가…강한 업무 추진력 겸비
황 부회장과 신 회장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회장은 노무라증권,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한국롯데 경영을 호남석유화학에서 처음 시작했다. 황 부회장이 부장으로 재직할 때 신 회장이 상무로 부임했다. 황 부회장은 이후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신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에서 신 회장을 가장 오래동안 보좌한 인물을 꼽자면 단연 황 부회장"이라면서 "함께한 시간이 오래된만큼 신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의 신뢰를 받는 건 단순히 함께한 시간이 오래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뛰어난 업무 능력이 뒷받침이 됐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황 부회장은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기획조정실 국제팀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신 부회장이 황 부회장의 상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회장이 그때부터 황 부회장을 눈여겨봤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황 부회장은 정책본부 국제실장,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을 거쳤다. 국제실은 M&A 업무를 전담하고, 운영실은 계열사 업무를 조율하는 곳이다. 황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줄곧 일하면서 롯데의 해외사업과 신사업 발굴, M&A 등을 이끌었다. 그룹의 주력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신규사업이나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해외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했다. 정책본부가 경영혁신실로 개편되면서 경영혁신실장을 맡아 그룹 전반을 총괄했다.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을 거치면서 각 계열사가 그룹의 경영전략 및 실행방안을 수립하는 일을 적극 지원해왔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트랙레코드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신 회장이 비전으로 내세운 '뉴 롯데'를 이끌어 갈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한 업무 추진력으로도 정평 나 있다. 영어와 일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실시간 해외정보를 캐치하고 임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신 회장 부재시에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며, 일본 롯데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맡아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황 부회장은 주말, 밤낮 없이 일하는 '워커홀릭'으로 직원들에게 인식돼 있다"면서 "외국어에 능통하기 때문에 최신 글로벌 정보 업데이트가 평직원보다 빨라서 황 부회장이 직접 외신 기사나 리포트를 참고하라고 알려주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전했다.
임직원과의 의사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지주 출범 이후 황 부회장의 건의로 한달에 한번꼴로 임직원 간 '소통 간담회'를 열고 있다. 황 부회장은 지주 출범 이후 만들어진 노사협의회에서 사측 위원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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