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계보 어떻게 이어졌나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②기조실에서 지주로…황각규 부회장 등 롯데케미칼 출신 중심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18 14:00:00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12: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에 미래전략실이 있다면 롯데그룹엔 정책본부가 있었다. 롯데 정책본부는 2004년 출범 이래 13년 간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현재는 롯데지주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책본부 시절부터 구축한 '맨 파워'는 여전히 건재하다. 롯데지주를 이끄는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 대부분이 정책본부 출신이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04년 정책본부가 출범할 당시부터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조직을 이끌었다. 2011년 회장에 취임하기 이전까지 정책본부 수장을 맡았다. 정책본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책본부는 각 계열사에서 차출된 브레인들로 구성됐다. 정책본부 정통성을 이어 받은 롯데지주 주요 조직은 신 회장이 한국롯데 경영을 처음으로 시작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출신이 주축이다.
◇호텔롯데 기획조정실로 시작, 현재는 롯데지주'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뿌리는 호텔롯데 기획조정실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3년 설립한 호텔롯데는 당시 롯데의 핵심 계열사였다. 현재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도 호텔롯데 쇼핑센터사업부에서 출발했단 게 그 방증이다.
이후 쇼핑센터사업본부로 승격한 조직은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의 부속건물에 들어설 쇼핑센터의 운영을 담당했다. 이후 계열사 협우실업이 쇼핑센터사업본부를 인수했고, 1979년 롯데쇼핑으로 사명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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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내에 존재했던 기획조정실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해체됐다. 이후 주요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경영관리본부는 2003년까지 운영됐다. 정책본부는 2004년 롯데쇼핑 산하로 출범했다. 당시 신동빈 부회장이 정책본부장을, 김병일 전 사장이 부본부장을 맡았다. 부본부장 자리는 2007년 고(故) 이인원 당시 사장이 물려받았다. 이후 2011년 신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책본부장 자리는 이인원 부회장이 맡았다.
정책본부는 신 회장의 취임 시기인 2011년을 전후로 굵직한 M&A를 여러차례 성사시켰다.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회사인 타이탄,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등을 인수했다. 2011년 이후 성사한 1조 원 안팎의 인수합병만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뉴욕팰리스호텔, 삼성그룹 화학부문 등 4건에 이른다. 정책본부는 M&A 이외에도 제2롯데월드타워 건립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을 주도했다.
◇롯데케미칼 출신 '대세'…실장급 이상 임원 절반 차지
13년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는 2017년 초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로 분리된다. 지주사 출범을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2015년 촉발된 경영권 분쟁에 이어 정책본부가 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을 취득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측에게 로비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발단이 됐다. 정책본부 역할이 과도하다는 대외 지적에 부담을 느낀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축소 개편했다.
정책본부는 산하에 △운영실 △국제실 △개선실 △홍보실 △인사실 △지원실 등 7개의 실로 운영됐다. 운영실은 계열사 간 업무를 조율했고, 국제실은 M&A 발굴 등이 주요 업무였다. 부설조직으로 미래전략센터(경제연구소)도 뒀다.
정책본부 해체 이후 분리된 경영혁신실은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HR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등으로 구성됐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감사담당과 준법경영담당으로 조직됐다.
한시적 조직이었던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지주사 출범 이후 롯데지주로 옮겨갔다. 롯데지주는 산하에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비서팀 등을 두고 있다. 기존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통합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치경영실은 2019년 조직변경을 통해 경영전략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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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핵심 키맨들은 단연 롯데케미칼 출신이다. 롯데지주 대표이사인 황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황 부회장은 1995년 기획조정실 국제팀장으로 발령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와 연을 맺는다. 이후 국제실장, 운영실장 등을 거쳐 경영혁신실장을 맡았다.
경영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윤종민 사장도 2005년 호남석유화학 경영관리본부를 거쳐 2007년 정책본부 인사팀장을 맡았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사장)도 1985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했다. HR혁신실장 정부옥 부사장도 1988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했다. 롯데지주 대표와 주요 실장 6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롯데케미칼 출신인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조직의 주축은 1970~80년대가 호텔롯데였다면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롯데쇼핑 출신이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현재는 롯데케미칼 출신들이 롯데지주 고위임원으로 많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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