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력, 하나금융 회장인선 사태 '데자뷔' 행장선임 앞두고 반대의견 피력…윤성복·차은영 사외이사 '주목'
원충희 기자공개 2019-02-28 10:12:2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재판 중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3연임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행장 인선을 앞두고 감독당국이 사외이사진과 면담을 갖는 등 여러모로 작년 1월 김정태 지주 회장 3연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특히 임추위원 4명 중 2명은 지난해 회장인선 사태 때도 이사회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라 행보가 주목된다.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5일 오후 하나금융 임추위 멤버인 윤성복, 백태승, 차은영 사외이사 3명을 긴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 중 함영주 행장이 연임했다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지배구조, 경영, 평판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우리은행 채용비리 관련자들이 실형선고를 받으면서 경영부재와 평판위험이 더욱 커진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시기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오는 28일 복수의 행장후보를 추려 은행 임추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인선 전에 임추위원들을 상대로 함 행장 연임반대를 피력한 셈인데 사외이사들 입장에선 외압으로 느껴질 만한 상황이다.
더구나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음에도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인선시점에 부정적 시그널을 드러낸 것은 연임 포기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는 여러모로 지난해 1월 불거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인선 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다.
회장후보 인선을 앞둔 작년 1월 12일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은 금감원과 면담을 가졌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검사를 이유로 선임절차 보류를 권고했고 이사회가 예정대로 후보자 인터뷰를 강행하자 15일에는 공문을 보내 회장 선임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들은 회장인선을 강행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금감원이 선임보류를 주문한 표면적인 이유는 경영승계 프로세스 미비와 유력후보인 김정태 회장을 둘러싼 채용비리 논란 등이었지만 실제로는 김 회장의 3연임을 막으려는 행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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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에는 현 임추위 멤버인 윤성복·차은영 사외이사도 포함돼 있었다. 두 사람은 작년에 회장인선 문제로, 올해는 행장인선 문제로 금감원과 불편한 자리를 가져야 했다.
지난해 1월 회장인선 때 총대를 메고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은 당시 하나금융 회추위를 이끌고 있던 윤종남 이사회 의장이었다. 그는 금감원의 이같은 행보를 '관치'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인지 금융권에선 보기 어려운 강경 태세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관련 업종에 종사한 이들은 본연적으로 금감원과 각을 세울 만한 일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윤종남 하나금융 사외이사도 회장인선이 마무리된 후인 지난해 3월 한차례 연임이 가능했으나 결국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나금융 임추위는 3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사내이사(김정태 지주 회장)로 구성돼 있다. 임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은 삼정KPMG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회계전문가다. 차은영 사외이사의 경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을 지낸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다. 배경상으로는 윤종남 전 이사회 의장과는 성향이 다른 것으로 점쳐지는 인사들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함영주 행장 연임은 결국 김정태 회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되겠지만 두 사외이사의 행보도 변수"라며 "작년처럼 인선강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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