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18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4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는 한독은 글로벌 DNA가 태생적으로 자리 잡은 제약사다. 1957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외국(독일) 제약사 훽스트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64년에는 아예 합작을 했다. 국내 제약업계 첫 해외 합작기업이었다.한독은 이후 합작 파트너가 아벤티스, 사노피로 바뀌었다. 2012년 합작 파트너였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독 지분 50%를 팔려고 했다. 이때 한독은 국내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이 지분을 사들이며 48년만에 합작 관계를 청산했다.
한독은 독자 경영에 나서면서부터 왕성한 인수합병(M&A) 본능을 뽐냈다. 오너 2세 김영진 회장은 2012년 330억원가량을 투자해 국내 바이오 벤처 제넥신을 인수했다. 한독은 현재 제넥신 지분 약 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2014년 2월에는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 부문(635억원)을 인수했다. 태평양제약의 주력 제품인 관절염 치료제 '케토톱'은 인수 당시보다 매출이 2배나 증가했다.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 부문은 한독의 새 캐시카우로 자리잡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2016년에는 포스텍 기술지주회사의 1호 자회사인 '엔비포스텍(90억원)', 미국 건강기능식품업체 '저스트시(Just-C·36억원)', 일본 원료의약품업체 '테라벨류즈(211억원)' 등의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특히 한독과 제넥신은 주 1회 또는 월 2회 투여가 가능하도록 만든 차세대 의약품 'GX-H9'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GX-H9은 제넥신의 원천기술이자 체내 지속형 기술인 하이브리드에프씨(hyFc)를 이용한 지속형 성장호르몬이다.
한독과 제넥신은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란히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로 연구소를 이전한다. 오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독과 제넥신의 연구소는 건물 간 연결통로도 갖춰 양사 연구진의 협력을 극대화한다는 포석이다.
한독과 제넥신의 협력은 R&D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1월 미국 바이오 벤처 레졸루트 지분 54%를 2500만달러(약 280억원·투자금 절반씩 부담)에 인수했다. 레졸루트의 성장호르몬 개발 경험이 한독과 제넥신이 공동 개발 중인 지속형 성장호르몬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김 회장은 투자를 결정했다.
김 회장은 제넥신을 인수할 당시 글로벌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로슈(제약사)와 제넨텍(바이오 벤처)의 모델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한독은 제넥신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면서도 제넥신과의 R&D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동으로 외국 바이오 벤처까지 인수했다. 한독이 제넥신과 함께 신약 개발에 성공해 제2의 로슈와 제넨텍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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