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총서 프랑스 투자 회자된 까닭 사원노조 사외이사에 "심사 타당했나"…큰 분쟁 없이 35분만에 마무리
정유현 기자공개 2019-03-22 17:13:5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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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참석 예고로 분쟁이 예고됐던 네이버의 제20기 정기주주총회는 생각보다 차분했다. 앞서 사측과 교섭에 실패한 네이버 노조는 주총에 참석해 경영진을 대상으로 대화를 시도한다고 밝히며 관심이 집중됐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노조는 당초부터 분쟁을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노조는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경영진은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22일 네이버는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에서 제2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및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등 안건 8가지(세부 안건 포함 12가지) 를 원안대로 의결했다.
네이버 노조는 별칭인 '공동성명(共動成明)' 이 새겨진 초록색 점퍼를 입고 4명의 노조원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공동성명은 '함께 행동해 네이버를 깨끗하게 성장시킨다'를 뜻의 노조 별칭이다.
네이버 노조와 사측은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밟았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노조는 주총에 참석해 경영진에 질문을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노조의 질의는 비교적 차분했다. 쟁의를 위한 질의 보단 현실적인 질의가 오갔다. 36번 주주라고 밝힌 오세윤 노조 지회장은 "네이버 사외이사의 역할이 투자건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것인데 과거 승인한 건들이 타당한 심의를 거친 것인지 답변 부탁한다"며 "코렐리아 펀드에 2600억원, 네이버 프랑스법인에 2600억원 등 글로벌 사업 위해 투자를 진행하는데 네이버에 기여하는 시기가 언제쯤이냐"고 질문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프랑스를 거점으로 잡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당해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 등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의 유럽 투자 펀드 ‘K-펀드 1'에 첫 출자 기업으로 참여한 후 총 2억유로(약 26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는 네이버 프랑스 법인에 2589억원 가량의 증자를 진행하며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관련 투자의 성과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신기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된 상태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매출 5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9425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비용으로 4조6443억원을 투입한 영향에 영업이익은 2016년 이후 2년만에 1조원 아래로 회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8.5% 감소한 6279억원으로 집계됐다.
노조의 질의엔 사외이사들이 적극 응대했다. 정의종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는 네이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AI와 클라우드 등 신규사업과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이를 게을리하면 네이버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다"며 "투자건을 심의할 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참여하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사회는 투자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무 이사도 "중요한 것은 네이버가 예측 가능한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기에 더 신중하게 토론한다"며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성숙 대표는 "미래를 위한 투자 중 중요한 부분이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는 부분이고 코렐리아캐피탈과 연계된 프랑스 펀드 투자로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프랑스에 AI연구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해당 연구소를 통해 80여 명의 훌륭한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의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견 없이 통과되며 주주총회는 약 35분만에 끝났다. 주식매수선택권이 통과되며 네이버는 임직원 2833명에게 발행주식의 0.3%인 총 42만 6167주를 부여한다. 책임리더를 맡은 주요 임직원 637명에게는 현재 주가의 1.5배(19만 2000원)를 달성 시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조건을 강화한 스톡옵션 83만 7000주를 배정하기로 했다.
주총이 끝난 후 네이버 노조 측은 "주주이자 직원들의 대표로서 경영진에 대해 사업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고 경영진으로부터 그 답변을 들었다"며 "주총에서 분쟁을 일으킬 계획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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