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이퍼코리아는 70년 업력의 신문용지업체다. 1944년 창립 후 수십년 동안 꾸준히 사세를 불려왔다. 1990년 중반 이후부터 생산량이 수요량을 앞서는 공급과잉 상황이 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이후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2000년대 들어 23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안정적이지 못했다.

적체돼 있던 페이퍼코리아가 변화를 모색한 것은 2015년이다. 군산 공장부지를 이전하면서 해당 부지를 활용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 순조롭게 진행되며 4번째 아파트 단지의 분양까지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번 개발을 통해 페이퍼코리아는 수천억원대의 매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침체기에 있던 페이퍼코리아가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통해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군산 공장부지 이전, 2011년 개발사업 착수

본업이 신문용지 제조업인 페이퍼코리아가 부동산업 진출에 나선 것은 군산시의 지역 균형발전 사업과 맞닿아 있다. 군산시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동부권에 개발을 나섰다.

군산시가 제시한 청사진에는 동군산 철탑 지중화, 신역세권 택지개발, 군장산단 연안도로·익산~대야 복선전철 건설, 동부권 도서관·동부권 노인종합복지관 건립 등이 담겼다. 여기에 페이퍼코리아의 공장 이전도 포함됐다.

페이퍼코리아 공장부지 이전이 포함된 것은 도심 팽창으로 인한 인근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 조성으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 환경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동부권 발전의 저해요소로 문제시 돼온 까닭이다. 페이퍼코리아 군산공장은 군산시 조촌동 2번지 50만여㎡의 부지 자리하고 있다.

군산시와 페이퍼코리아는 논의 끝에 대략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2011년 2월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후 2011년 7월 군산시와 페이퍼코리아, 시의회, 주민대표, 시민단체, 도시계획전문가 등 18인으로 구성된 '페이퍼코리아 이전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나섰고, 2013년 구체화됐다. 공장 이전부지 자리에 1만73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도시를 조성키로 했다.

공장부지 개발은 페이퍼코리아가 직접 시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개발이익이 공장 이전비용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개발이익의 절반 가량을 군산시에 반납키로 합의했다. 페이퍼코리아 공장이전 비용은 토지비용 132억원, 이전비용 2280원 등 약 2410억원 가량 됐다.


◇계속된 분양 성공, 불어난 외형

공장이전을 마친 페이퍼코리아는 2015년 시행법인 '디오션시티퍼스트'를 설립하고 주택개발에 나섰다. 대우건설과 협업한 첫 번째 아파트는 1400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2015년 10월 분양에 나서 분양률 100%를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첫 번째 분양에서 성과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페이퍼코리아는 이번엔 대림그룹 계열 삼호와 손을 잡고 2016년과 2017년 2차례에 걸쳐 총 1283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이번에도 페이퍼코리아는 시행사를 새로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 860가구 규모의 1차는 '디오션시티투'가 사업주체로 나섰고, 423가구 규모의 2차는 '디오션시티쓰리'가 맡았다. 분양은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순조롭게 이뤄졌다.

페이퍼코리아는 주택개발 사업이 실적으로 본격 잡히기 시작한 2016년부터 매출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2457억원 수준이었으나, 2016년엔 2배 가까이 증가한 4219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엔 분양에 나선 3개 사업장 중 2곳이 준공된 영향으로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매출은 5565억원이다. 부동산 분양 매출이 처음으로 제지부문 매출을 뛰어넘은 해이기도 하다. 부동산부문은 2659억원으로 제지부문의 2531억원보다 높았다.

지난해엔 신규사업장이 없었던 까닭에 매출이 4122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4번째 아파트 분양이 조만간 진행되는 만큼 올해엔 다시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페이퍼컴퍼니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지하2층~지상2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건설할 예정이다. 공급 규모는 973가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침체로 신문용지에 대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부동산으로 사업 다변화를 모색한 게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해 침체돼 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