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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갚은 1.2조 신디론…재무구조도 개선 [반전모색하는 DB하이텍]②2017년 리파이낸싱 통해 고금리 상환 이자비용 400억→140억…차입구조도 안정화

윤필호 기자공개 2019-04-05 08:22:48

[편집자주]

DB하이텍은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립했다. 4차산업 혁명 시대를 토대로 반등을 꾀하는 모습을 확인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산업의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 이른 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와 함께 아날로그반도체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양산에 따른 고전력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확산 등은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를 높이는 요소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파운드리 반도체는 시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부채 문제도 해결국면이다. 그동안 DB하이텍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과도한 부채였다. 높은 이율의 신디케이트론 탓에 영업이익은 올려도 현금을 쌓을 수 없었다. DB하이텍은 2000년대 초반 조달한 신디케이트론 차입금을 13년에 걸쳐 모두 상환하고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금융비용을 최대 1/13로 줄이자 실적 반전이 가능했다.

◇달라진 산업 환경…매출처와 제품 다변화의 힘

DB하이텍은 지난해 국내 매출 비중을 20%대까지 낮췄다. 대신 중국 미국 등 해외 매출 비중이 커졌다. 특정 업체의 수요가 급증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DB하이텍 측은 "다양한 업체들에 다품종 소량으로 공급을 하면서 전체 매출이 늘었다"며 "특정 업체에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은 고전력 파워소자와 MEMS, 무선통신 반도체(RF)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일부 제품은 양산에 들어갔다. 고전압 파워소자는 중국 내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의 소비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MEMS는 실리콘을 가공해 만든 초미세 센서로 최근 IT기기 부품 소형화, 집적화 추세에 따라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주로 스마트폰과 IoT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IoT 등의 분야에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한 센서를 만드는데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고 있어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RF의 경우 5세대(5G)에 대비해 개발이 진행 중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정 반대다. 국내 기업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대량 생산에 유리한 메모리 반도체가 주류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DB하이텍은 반대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며 비메모리반도체에 집중했다. 고전압 파워소자와 MEMS, RF 관련 기술 개발도 이 같은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고전압 파워소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MEMS의 경우 가장 수요가 많은 마이크로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첫 제품은 출시하고 소량 양산에 들어갔다. 다만 RF 관련 제품은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다.
db하이텍신디케이트론

◇달라진 재무구조…금융비용 1/13로

한동안 DB하이텍의 발목을 잡아 온 것은 막대한 금융 부채였다. DB하이텍은 2000년대 어려웠던 시절을 신디케이트(Syndicate)론으로 자금을 수혈해 버텨왔다. 지난 2001년과 2004년에 두 차례에 걸쳐 한국산업은행 및 14개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체결한 1조2000억원과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의 신디케이트(Syndicate) 대출계약을 체결했다. 한때 차입금이 2조원 가량까지 올라갔다. 신디케이트론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4개의 트랜치(Tranche)로 구성됐다. 신디케이트론의 금리는 체결 당시 트랜치별로 7.38~8.4% 수준이었고, 2000년대 후반 한참 치솟았을 때는 10%를 넘겼다.

DB하이텍이 부담해야 하는 연이자만 해도 400억원 이상에 달했다. 일시적으로 연간 이자가 18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회사는 2007년 동부일렉트로닉과 동부한농이 2007년 DB하이텍으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승계하면서 대출 만기를 5년간 연장했다. DB하이텍은 막대한 이자비용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DB하이텍은 꾸준히 대출 상환에 나섰다. 2015년 경남 김해에 소재한 소백건설에 부천공장 유휴부지를 884억원에 매각해 717억원을 상환하기도 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17년 산업은행이 재참여한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35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통해 2004년도 신디케이트론은 최종 상환을 했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는 금리를 3.4%대로 낮춰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지난해 이자비용은 14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신규 신디케이트론에 대해 1307억원을 상환했고, 금융권으로부터 신규시설 자금용으로 735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조달금리 인하와 장기차입금 조기상환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 효과로 금융비용이 2017년 409억에서 지난해 195억으로 52% 감소했다"며 "합병 당시 발생한 영업권에 대한 법인세부과 취소 판결에 따른 승소이자 등으로 기타영업외수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의 재무구조는 점차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연결기준으로 총 자산은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총 부채는 점차 감소했다. 지난 2014년말 기준 부채는 8642억원에 달했지만 매년 줄어들어 4년이 지난 2018년 말에는 41% 줄어든 5081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의 경우 2014년 말에만 하더라도 716%에 달했지만 흑자전환의 영향으로 이듬해인 2015년말 288%로 절반 넘게 줄었고 지난해 말의 경우 91%대까지 떨어졌다. 작년 말 총 차입금은 전년대비 14.2% 감소한 305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91%인 277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도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DB하이텍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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