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인 VC협회장 "제2벤처붐 생태계 '협업' 구심점될 것" '전문인력 양성 · IFRS9 해법 찾기' 현안, 신규 지원 사업도 검토
박창현 기자공개 2019-04-10 08:09:1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인 신임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사진)은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산증인이다. 1981년 업계에 입문한 이후 오직 한 길만 걷고 있다. 38년 전 신입사원이던 그는 이제 업계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VC 업계의 역사가 곧 그의 인생이다. VC 태동(1986년)과 IT붐(1990년대), 코스닥 개장(1996년), 모태펀드 설립(2005년), LLC 창업(2005년), 유니콘 투자(2010년 이후) 등 업계 이슈가 온전히 그의 이력에 녹아있다. 그런 이유로 정 회장은 '시조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
VC업계는 정부의 제2 벤처붐 조성 계획과 맞물려 새로운 도약대 앞에 서 있다. 다만 여전히 헤쳐나가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정부가 그리는 이상과 VC 업계가 처한 현실의 괴리를 좁히고 상호 합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해주는 게 협회와 신임 회장의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임 두 달째, 새판짜기에 나선 정 회장을 만났다.
-회장직 취임 후 두 달여가 돼 간다. 소회는
▲ 기본적인 협회 업무는 알았지만 실제 관여해 보니 느낀바가 많다. 최근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기조와 맞물려 벤처업계 분위기는 좋다. 다만 해결해야할 내부 현안도 적지 않다.
-현안 해결을 위해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 비지니스는 독립적이지만 협회는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같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생태계, LP 출자자, 엑시트 및 M&A 주체 기업, 코스닥 시장 등 관련된 분야가 많다. 협회가 업계 컨센서스를 파악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협회가 그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정부가 제2 벤처붐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을 꼽자면
▲ 단연 스케일업 펀드 조성을 들고 싶다. 이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벤처투자촉진법(이하 벤촉법)과도 맞닿아있다. 현재 VC 관련 법제도는 창업지원과 벤처기업 지원 등 보조적인 기능에만 맞춰져 있다. 하지만 벤촉법이 통과되면 명실상부 VC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된다. 그 동안은 창업과 벤처기업에 한정돼 투자가 이뤄지다보니 대규모 투자를 하는데 한계가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법이 통과되고 스케일업 펀드까지 활발하게 조성되면 VC들이 할일이 더 많아진다.
-VC가 중견 더 나아가 대기업 투자까지 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도 있는데
▲ VC가 엔젤과 초기 기업 투자 단계를 거쳐 그로스 투자까지 확장해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야만 벤처 투자의 핵심 아젠다인 대체 산업 즉 혁신 산업 및 기업 발굴이 가능해진다. 벤처기업이 궁극적으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 나가야 전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다만 현재 법 체계와 자원 배분 시스템으로는 VC들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벤촉법과 스케일업 자금을 발판 삼아 VC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현안은 뭔가
▲ 먼저 인력 지원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 업계 규모가 커지다보니 VC들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개별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는데는 한계가 많다. 이에 협회가 교육과 연수 기능을 발전시키면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 일했던 인력들을 발굴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앞으로 많이 추진할 거다.
IFRS9과 관련된 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현안이다. 벤처 투자 기업의 공정가치 평가 방식을 두고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일부 예외 조항을 뒀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같은 투자 자산을 두고도 회계법인마다 평가법이 달라 향후 문제가 될 소지도 크다. 특히 민간 중심 VC 생태계 조성에 독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해법을 찾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협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 협회 대표성을 키우기 위해 현재 많은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당장 올해 가입비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VC와 신기술사들의 협회 가입을 독려해 생태계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을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시킬려고 한다. 정책적, 사회적으로 VC가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협회 업무 자체를 확장시키는 것도 중장기 플랜에 들어가 있다. 현재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있다. 하지만 업계와 협회가 모두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지니스 영역을 확장시켜야 한다. 앞서 말한 연수 비지니스라든지, 백오피스 지원 비지니스 등을 충분히 협회가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별 VC들은 LP들이 요구하는 자료 때문에 지원 파트의 업무 부담이 크다. 만약 자료를 주고 협회가 그 업무를 대신해 준다면 양 측 모두 윈윈할 수 있다.
◆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주요 약력
△1960년 9월 출생
△1992년 2월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석사)
△1982년 2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1년~1997년 KTB네트워크 부장
△1997년~1999년 현대기술투자 부장
△1999년~2005년 인터베스트 대표이사
△2005년~현재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이사
△2019년 2월~현재 제13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