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08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위기에 빠졌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밥줄이던 일본 닛산 SUV 로그의 위탁 생산 물량이 줄어들면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2교대인 근무 방식이 1교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장 존립 근거가 흔들리는 상황이다.지난달 닛산은 올해 부산공장 로그 위탁 물량을 10만대에서 6만대로 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부산공장 파업으로 인해 로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로그는 지난해 르노삼성 전체 생산물량의 49.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사실상 로그 물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됐다. 이런 가운데 내년 유럽 수출 신차 물량마저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때문에 부산공장이 르노그룹에서 단순 생산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작금의 르노삼성 위기를 두고 노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데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인해 르노그룹 내 경쟁력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의 요구가 정말 터무니없는 요구인지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르노삼성은 2011년부터 적자에 시달리다 이듬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2년 이후 1600명의 노동자가 회사를 떠났다. 이후 2013년부터 흑자전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르노삼성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2년 5800만원에서 2016년에는 2억20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66대다. 노동자들이 1분에 1.1대씩 차량을 생산하는 셈이다. 1개 라인에서 7개 차종을 만드는 혼류생산도 하고 있다. 그만큼 노동 강도가 세졌다.
르노삼성은 2017년 임금단체협상 당시 기본급을 6만2400원 올리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르노삼성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적어도 귀족 노조라는 비판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쯤에서 르노삼성 노사교섭 쟁점으로 잘 부각되지 않는 르노삼성 배당구조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르노삼성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618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0년 삼성차 인수 당시 인수금액 6150억원을 감안하면 인수금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벌어들였다. 노동생산성을 끌어 올린 결과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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