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만의 비밀된 '스톡옵션'…누가 받았나 [사면초가 홈앤쇼핑]③강남훈 전 대표, 2014년 5만주 부여…일부 임직원도 총 9만5천주 받아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15 10:49:07
[편집자주]
홈앤쇼핑이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과 함께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면서 또 다시 대표이사 해임 요구가 들끓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로 낙하산 인사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홈앤쇼핑의 지배구조와 실적, 이사회 구성과 함께 향후 사업 전망도 같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라는 최대주주와 특유의 주주 구성 덕에 '반관반민'의 성격이 짙은 홈앤쇼핑에도 스톡옵션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홈앤쇼핑의 방만 경영 사례로 스톡옵션을 들기도 한다. 실적 악화 상황에서 주요 주주 배불리기를 위한 배당 확대가 있었다면 경영진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금전적 보상을 마련했다는 이유 때문이다.홈앤쇼핑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9차 이사회에서 '스톡옵션 취소 또는 행사불가의 건'에 대해 '의결보류' 판단을 내렸다. 1년 동안 열린 10차례의 이사회에서 대부분의 안건이 가결된 가운데 의결보류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사회는 다음 달인 12월 열린 제10차 이사회에서 결국 같은 의안을 다시 상정해 가결시켰다. 그만큼 이사진들이 약 한 달간의 시간을 들여 심사숙고한 안건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 외 1명에 대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보류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해당 2명의 인원은 추후 이사회 별도 결의 시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보통 임·직원에게 기업 가치증대에 노력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유도하는 효과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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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주 8억원 가치…상장시 '상상이상'
현재 홈앤쇼핑의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는 인원은 24명이다. 강 전 대표와 이주세 외 22명으로, 퇴직한 직원 10명과 현재 재직 중인 직원 13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홈앤쇼핑이 개국하고 2년 뒤인 2014년 3월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강 전 대표는 보통주 5만주를 부여받았고, 나머지 23명의 직원들은 총 9만5000주를 부여받았다. 행사가격은 1만1000원이다.
강 전 대표는 지난해 대표 자리에서 자진 사임한 3월 이후 자신이 보유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은 2016년 3월 27일부터 2019년 3월 27일로, 행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홈앤쇼핑 측은 강 전 대표의 스톡옵션의 공정가치가 2억6535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주당 1만6307원으로 평가해 행사가격(1만1000원)을 제한 후 강 전 대표가 보유한 5만주를 계산한 결과다. 단순 지분 가치로만 따지면 8억1535만원 수준에 이른다.
향후 상장까지 고려하면 강 전 대표가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할 주식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당시 홈앤쇼핑 상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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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주주 "스톡옵션 검토한 적 없어"
강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는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취지만 놓고 본다면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3월 강 전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까지 경영성과는 흠잡을 데가 없다. 2012년 1월 개국한 홈앤쇼핑은 3개월 만에 취급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첫해 207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듬해는 50% 가까이 성장하며 338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11억원에서 7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나 주요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에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타당성이나 적절성 검토를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강 전 대표와 일부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 기회가 돌아갔을 뿐 다른 직원들을 위한 우리사주제도는 도입하지 않았다.
홈앤쇼핑 내부 직원들도 스톡옵션과 관련해서는 소문으로 들은 게 다라고 입을 모았다. 홈앤쇼핑 한 관계자는 "당시 스톡옵션 부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이사회 이후 사내에 스톡옵션을 줬다는 소문이 퍼졌다"며 "다만 누가 얼마의 스톡옵션을 받았는지 등은 직원들은 자세히 모른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행사 불투명…부여 취소 가능성도
스톡옵션 행사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이사회의 행사 보류 결정으로 스톡옵션이 아직 행사되지 않았지만, 향후 이사회 결의에 따라 행사를 할 수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의 경우 스톡옵션을 받은 2014년 이후로도 세 번 연임에 성공하며 홈앤쇼핑을 흑자 경영으로 이끌어 왔다. 경영성과를 고려하면 이미 부여된 스톡옵션 행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채용 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스톡옵션 취소 처분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자진 사퇴하고 회사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을 고려할 경우에도 취소 처분 가능성이 높다.
상법 제 340조의 3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에 따르면 일정한 경우 이사회 결의로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를 취소할 수 있도록 정관에 정하도록 하고 있다.
강 전 대표는 2011년 10월과 2013년 12월 홈앤쇼핑 1·2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면서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한 상태고 아직 재판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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