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파트너스, 맥쿼리 출신 '주도'…비난도 '감내' [행동주의 헤지펀드 분석]②공격대상 맥쿼리 출신 대거 영입…정재훈 대표 "주주간 소통에 도움"
김슬기 기자공개 2019-04-18 13:35:00
[편집자주]
투자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히 조성돼 있다. 덩치가 크지 않지만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도 액티비스트(Activist)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의 운용철학과 전략, 핵심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를 상대로 한 주주 행동주의 활동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함께 했던 인력들이 나가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도 맥쿼리 출신 인력을 비롯, 대체투자 전문 인력 등을 대거 뽑아 회사의 체질과 색깔을 완전히 바꾸기까지 했다.업계에서는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 행동주의 타깃 기업의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것을 두고 '상도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각오가 대단했다는 뜻이다.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 맥쿼리인프라 운용사 교체나 운용보수 인하 등을 주장하면서 기관 뿐 아니라 의결권자문기관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장에 '플랫폼파트너스'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맥쿼리 출신 전문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 맥쿼리 출신 주축 '스페셜시츄에이션본부'가 주도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은 설립 초기와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초창기에는 주식운용본부가 있었으나 현재는 전통자산군을 운용하는 본부가 없다. 초기 멤버였던 이창희 전 부사장, 김준기 전 경영기획본부장, 안상준 전 주식운용본부장 등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회사의 발전방향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갈등이 있었고, 속속 대체투자 인력 등이 빠르게 공백을 메웠다.
그 사이 빠른 속도로 인력이 늘어났다. 2016년(회계연도 기준) 17명, 2017년 26명이었던 인력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사 인력은 39명까지 늘었다. 이익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운용사는 사업 첫해 12억원 가량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2017년 7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운용사는 3월 결산을 하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18년 말까지 29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뛰었다.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은 현재 기업투자본부, 인프라본부, 스페셜시츄에이션본부, 대체투자리서치본부, 부동산구조화본부, PEF부문, 마케팅본부, 리스크관리본부, 경영관리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타 헤지펀드 운용사와 달리 주식운용 등 전통자산군의 운용본부는 따로 두지 않았고, 대체투자 위주로 인력을 구성했다.
행동주의를 주도한 본부는 스페셜시츄에이션본부다. 2017년 말부터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준비했고 이듬해 3월 본격적으로 주주 행동주의를 실행에 옮겼다. 차종현 본부장은 서울대학교를 나온 뒤, 시카고대학교 MBA를 밟았다. 그는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외손자이자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의 처남으로 재계 인맥이 화려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차 본부장은 MKIF 편입자산을 소싱하고 이를 운용하는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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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시츄에이션본부는 차종현 본부장과 김주원 수석매니저, 김석원 책임매니저, 한아름 책임매니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본부에 있는 직원들 모두 맥쿼리 출신이긴 하나 함께 업무를 한 적은 없다. 다만 국내 인프라 전문가가 100여명 남짓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주원 수석매니저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 출신으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었고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 부국증권 등에서 근무했다. 차 본부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이 계기가 되어서 플랫폼파트너스에 합류하게 됐다. 김 상무의 경우 맥쿼리PE 시절 실력자로 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원 책임매니저는 맥쿼리PE, 한아름 책임 매니저는 맥쿼리캐피탈 출신이다. 김 매니저와 한 매니저는 각각 버지니아 대학과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을 나왔다.
맥쿼리인프라펀드를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는 전사적으로 뛰어들었던 이벤트였던 만큼 정재훈 대표 역시 각별히 신경을 썼다. 정재훈 대표는 "주주 행동주의를 하려면 산업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데 국민연금, KDB인프라운용 인프라 전문인력 등을 발빠르게 확보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빨랐다"고 평가했다.
◇ 정재훈 대표의 베팅, 차종현 '발탁'…존재감 '톡톡'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본격화하기 전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유명세를 얻기 위해 인맥이 화려한 인물을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었던 정 대표에게는 회사를 각인시킬만한 '한 방'이 필요했다.
차 본부장은 맥쿼리운용과 맥쿼리캐피탈 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캐피탈 퇴사 후 차 본부장은 맥쿼리인프라 관련 주주 활동주의를 계획, 해외 금융회사 등을 찾아다녔다는 후문이다. 결국 회사를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정 대표와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했던 차 본부장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이다.
이직 후 차 본부장은 지난해 미래에셋PE와 함께 버스 관련 펀드 조성을 주도하면서 실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맥쿼리인프라를 겨냥한 주주 활동주의까지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 진행하고 있는 버스 관련 인프라 펀드 조성에 힘쓰고 있다.
다만 맥쿼리인프라 주주 관여활동을 주도한 인물들이 맥쿼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 본부장의 경우 맥쿼리 쪽에 10여년간 근무한 인물로 TCA라는 컨설팅 회사를 차려 맥쿼리 펀드에 대한 주주 관여주의 계획 등을 짠 뒤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 이를 수용해 본격적으로 행동주의 헤지펀드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맥쿼리인프라 주주총회 직전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 부국증권, 한국타이어와 공동 의결권 행사를 목적으로 주식 대차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차 본부장이 한국타이어 일가라는 점, 김 수석매니저가 부국증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재훈 대표는 "맥쿼리 출신들이 운용사 내부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다양한 인력들이 함께 논의했다"며 "결과적으로 맥쿼리 역시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운용보수를 낮추고 성과보수 등을 없애는 등 시장의 요구에 화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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