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15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주도의 해운업계 재편 계획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지난 11일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 통합을 위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의 통합은 처음 이뤄지는 일이다. 자연스럽게 해운업계의 시선은 통합 이후 양사의 성공 여부에 쏠리고 있다.인트라아시아 대표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을 통합하면서 선복량은 약 9만TEU까지 확대된다. 선복량 기준 세계 19위의 컨테이너선사로, 국내 기준으로는 현대상선과 고려해운에 이은 3위 선사로 발돋움한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용을 낮추고 영업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해운업계의 위기 속에 양사의 통합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해운업계 재편을 통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부 차원의 첫 성과다. 세계 7위에 올랐던 한진해운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현대상선이 부실에 빠지는 동안 해운업의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안일했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뒤늦게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선사들의 경쟁력을 살리는 방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중소 선사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덴마크의 머스크, 대만의 에버그린과 양밍 등 글로벌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의 3000TEU 이하의 피더선 발주를 늘리면서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국내 중소선사들의 텃밭을 위협하고 있다. 수십년간 근해에서 안정적으로 영업해오던 중소선사들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국적 선사간 협력을 통해 해운업 경쟁력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던 국적 선사들에게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한 활로를 제시할 수 있다. 통합 이후 양사의 성공 여부에 해운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통합 법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해양진흥공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재무압박을 겪고 있는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부문을 물적분할한 이후에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공동 영업을 시작한 이후 초기에 사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원활한 금융 지원도 제공돼야 한다.
양사는 15일 사무실을 하나로 합쳐 남대문 해남2빌딩에 둥지를 튼다. 올해 10월 1일 정식 법인 출범에 앞서 사무실과 시스템을 통합하고 공동영업에 들어간다. 우여곡절 많았던 통합 과정은 마무리 됐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통합법인이 어려운 중소 선사들에 가능성을 열어주고 옛 위상을 잃은 해운업 재건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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