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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한' 교보악사운용 ETF사업 [thebell note]

김진현 기자공개 2019-04-18 07:58:1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교보악사운용이 ETF 사업을 접는다면 국내 ETF 사업자는 14곳으로 줄게 된다.

교보악사운용이 ETF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한 결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두 개의 상품을 선보였다가 슬그머니 사업을 접은 동양·대신·KTB·멀티에셋 등 자산운용사와 달리 상품 라인업을 착실히 늘려온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신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계열사인 교보증권과 교보생명 등을 활용하면 ETF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교보악사운용은 ETF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손을 떼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ETF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후발 주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ETF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건 1·2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이 두 업체의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교보악사운용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 남짓이다. 10년 가까이 ETF 사업을 해온 사업자 치고는 초라한 수치다. 이쯤되면 접근 방식이 잘못되진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교보악사운용이 ETF 사업을 접더라도 대부분 타사 ETF로 갈아탈 수 있다. 그만큼 운용 상품에 특색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비슷한 시기 ETF 시장에 진출했던 한화자산운용은 특색있는 ETF 라인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똑같은 상품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봤다. 스마트베타 ETF 라인업을 늘리며 아리랑(ARIRANG)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그 결과 ETF 사업 진출 7년만인 2016년에는 업계 4위 규모로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다.

미국 ETF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퍼스트 트러스트(Frist Trust)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는 34개 자산운용사가 156개의 스마트베타 ETF를 선보이며 시장에 다양성을 불어넣었다. 그해 신규 출시된 ETF 상품의 절반가량이 스마트베타 ETF였다.

교보악사운용도 한때 스마트베타 ETF 라인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실제로 라인업을 늘리지 않은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계획대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였다면 지금쯤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교보악사운용의 ETF 브랜드 '파워'가 왠지 이름값을 못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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