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국내 첫 원화 커버드본드…은행채 대체 3000~500억, 상반기 목표…당국 정책적 장려, 시중은행 동참할 듯
피혜림 기자공개 2019-04-19 07:58:4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국내 최초로 원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해당 채권 발행을 장려하고 있어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의 발행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발행을 목표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3000억~5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찍을 예정이다. 만기는 5년물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선순위채권 조달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국민은행은 올 들어 원화 은행채 조달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찍은 게 전부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한다.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달리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어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 커버드본드 채권 등급이 발행사 신용등급 대비 높은 이유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그동안 AAA급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탓에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이유가 없었다.
금융당국이 각종 유인책을 내놓자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은 올초 커버드본드 발행분담금 요율(4bp)을 전액 면제해주는 혜택을 내놨다. 예대율 산정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의 1%를 예수금 인정한도를 허용한 데 이어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은행자기자본비율(BIS 비율)과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 비율) 산출 시 커버드본드 위험계수를 은행채보다 낮은 수준으로 적용해 투자 확대 방안을 내놓도 했다.
하지만 관련 제도 등이 정비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 됐다. 2014년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법 제정 이후 발행 사례가 없어 관련 절차 및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 이력이 있어 원화 발행에도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커버드본드를 찍었다. 국내 시중은행 중 커버드본드를 찍은 건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은 외화 발행 노하우를 기반으로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관련 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시중은행의 참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수년 내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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