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커버드본드 본고장 유럽서 이정표 세웠다 우량 ESG펀드 대거 청약, 역대급 흥행…亞 시장 첫 조달 사례
강우석 기자공개 2018-11-01 11:19:4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0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금융공사가 이달 발행한 커버드본드는 한국물(KP) 시장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성사시킨 최초의 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 첫번째 소셜 커버드본드란 기록도 남겼다.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5일 유럽 시장에서 5억유로(약 6500억원) 규모의 소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만기는 5년 고정금리(FXD)였으며, 발행금리는 유로화 미드스왑(EUR MS)에 40bp 가산된 수준이었다. 쿠폰수익률을 0.750%로 책정됐다. BNP파리바와 DBS, ING증권, 소시에테제네랄 등 네 곳이 이번 발행 실무를 맡았다. 납입일은 오는 30일이다.
커버드본드(Covered Bond)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 콘셉트다.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달리 발행사의 상환의무까지 포함하고 있어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커버드본드의 기초자산은 주택담보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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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본드로 발행된 건 공사 업무가 사회적 책임과 밀접한 덕분이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04년 서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주택보증, 주택연금 등을 통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높였단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 평가사 서스테널리틱스(Sustainalytics)는 이런 점을 고려해 소셜본드 발행사 적격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공사 금융상품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성격이 큰만큼, 발행사와 논의 끝에 소셜본드로 발행하게 된 것"이라며 "소셜 형태가 유럽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데 보탬될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시장 최초의 소셜 커버드본드로서 상징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청약 결과 모집액 대비 3.3배 많은 16억 5000만유로(약 2조 1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총 93곳의 연기금, 보험사 등이 참여했으며 자산운용사(AM·FM, 60%), 은행(24%), 중앙은행(16%)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지역 별로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가 90%, 아시아는 10%였다.
한국물 수요예측에 참여한 적이 없는 유럽 ESG펀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독일 우량 기관들의 청약이 활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딜은 공사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로화로 발행된 첫번째 커버드본드이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10년부터 총 여섯차례 외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지만 전부 달러화였다. 유럽 시장이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인 점을 고려하면, 공사 차원에서 자금조달의 새로운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커버드본드의 경우 발행사와 투자자 전부 유럽 시장 위주로 쏠려있는 편"이라며 "공사 입장에선 유럽시장 벤치마크를 만든 덕분에 달러채권 이외의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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