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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창업자' 김창욱 대표, 스노우로 신화 도전 [네이버를 움직이는 사람들]④ 2013년 네이버 합류 후 스노우 개발 지휘…수익화 작업 과제

정유현 기자공개 2019-05-07 08:13:08

[편집자주]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네이버는 국내 대표 IT기업이다. 네이버는 전통적인 대기업처럼 경영 전반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주요 리더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조직 개편 실험도 한다.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이버를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3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제2의 라인' 신화를 써내려 가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스노우는 2015년 출시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고양이나 토끼 얼굴로 바꿔주는 컨셉트로 아시아 10·20대를 사로 잡은 앱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이해진 창업자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창욱 대표
스노우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라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스노우는 김창욱 대표(사진)가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연쇄 창업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인물이다. 미국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고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IT 인재 사관학교라 불렸던 네오위즈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하면서 네오위즈 서비스 기획 팀장을 맡았다. 2007년 김종화 '봉봉'대표와 함께 여행 전문 웹 '윙버스'를 창업했고 2009년 네이버에 24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소셜 커머스 업체 '데일리픽'을 창업했고 2011년 티켓몬스터에 51억원에 매각했다. 창업과 엑시트를 연달아 성공한 김 대표는 2013년 네이버의 모바일 전문 자회사였던 캠프모바일의 도돌사업부장으로 합류, 2015년부터 스노우 개발을 지휘했다.

◇ 사내벤처서 시작해 2016년 캠프모바일서 분사

스노우는 캠프모바일의 사업부서로 시작했다. 스노우는 증강현실(AR) 기술이 들어가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카메라 앱으로 2015년 9월 정식 출시됐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 인기를 끌며 출시 1년 만에 한·중·일 지역에서 7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주목 받았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3억명 가까운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스노우의 가능성을 엿본 네이버는 2016년 8월 캠프모바일을 인적 분할해 스노우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김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김창욱 대표는 네이버에 합류한 이후에도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업에만 집중했다. 김 대표의 경영 스타일이나 평상시 생활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김 대표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2016년 스노우 분사 후 네이버가 SB벤처스와 손잡고 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 관련 기자간담회가 마지막이었다. 김 대표는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체 경쟁력을 통해 라인처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스노우는 분사 후 2017년 5월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이버의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비스 조직을 모두 통합해 덩치를 키웠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B612, 라인 카메라, 푸디(Foodie), 룩스(LOOKS) 등 카메라 서비스 부문을 물적 분할시켰고 스노우가 이를 흡수합병했다.

특히 스노우는 중국에서도 정식으로 서비스가 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스노우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지역 선점을 위해 2017년 9월 중국에서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 4개월 만인 2018년 1월 스노우차이나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투자사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제페토
제페토 화면 갈무리
◇'잼라이브' '제페토' 연이어 성공…뷰티 분야도 도전장

김 대표는 스노우 앱 성공 후 라이브 퀴즈쇼 '잼라이브'를 선보이며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드러냈고 아바타 제작앱 '제페토'로 또 한번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페토는 인공지능과 증강현실(AR)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아바타를 만들어주는 앱이다. 제페토는 출시 두 달 만에 전 세계 다운로드 300만건, 3개월만에 1200만건을 돌파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AR 이모지와 비슷한 기능이지만 두 회사의 서비스보다 더 활용도가 높다.

제페토 앱 외부에서도 다른 사진과 쉽게 합성할 수 있는 장점으로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고 사진을 공유하며 10대를 포함한 전세계 밀레니얼 세대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중국, 영국,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20여개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1위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뷰티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노우의 주 사용층이 10~30대 여성인만큼 사업으로 연결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뷰티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노우는 뷰티 전문 자회사 어뮤즈를 설립하고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를 론칭해 립 제품과 블러셔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 기반 쇼핑 플랫폼 '하트잇'을 20억원 가량에 인수해 관련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 스노우 수익화 모델 정립 과제…하반기 수익화 기대

네이버는 스노우의 서비스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에 베팅해 지난해 1300억원을 투자했다. 스노우, 제페토 등의 앱이 글로벌에서 막대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분간 네이버는 스노우의 수익화 보다는 이용자 확보에 주력할 방침을 세웠다. 1300억원을 투입한 것은 김 대표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이다.

네이버 지원을 받은 김 대표는 스노우의 활동 유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카메라 1위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 후 수익화 작업에 나설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활동 유저가 많을 수록 수익 모델을 적용시켰을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노우 재팬에 30억원 가량을 출자한 것처럼 해외 법인에 사업 자금을 지원하며 글로벌 역량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가 보는 스노우의 수익화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 지난해 잼라이브를 통해 광고 수익 호조에 따라 매출이 3배 가량 증가한 바 있다. 2017년 매출 22억원, 영업손실 -72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83억원, 영업손실 -610억원으로 매출이 늘고 영업적자 폭이 줄었다.

김 대표는 올해 제페토와 영업교육 앱 케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이용자 확보 후에 수익화 작업에 나섯듯이 글로벌에서 막대한 이용자를 확보한 스노우와 제페토 등이 서비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수익화 모델을 도입할 경우 수익을 내는 건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노우 재무 상태
스노우 최근 2년간 재무 상태 요약 (단위 :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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