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개별평가충당금 부담완화 '두각' [은행경영분석] 높은 부동산PF 여신 비중 '옥에 티'
손현지 기자공개 2019-05-07 10:05:19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의 개별평가 충당금 비중이 줄고 있다. 그동안 조선·건설업 등 부실 업종으로 분류된 채권을 꾸준히 상·매각하면서 회수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 채권 비중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부동산개발업 여신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잠재부실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농협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경영현황'에 따르면 개별평가 충당금 잔액은 7049억원으로 전년동기(8694억원)에 비해 1645억원 감소했다. 해당기간 개별평가 방법으로 산출한 충당금 비중도 50.9%에서 40.7%로 완화됐다.
농협은행은 금융감독규정에 따라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개별평가와 집합평가로 분리해 산출하고 있다. 각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차주에 대한 수기로 충당금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별로 묶어 RC(Risk Component)값을 과거 손실 경험에 기반해 대손충당금으로 산출한다.
보통 특별한 손실발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집합평가로 충당금을 쌓는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중요한 대출채권이거나 유의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집합평가에서 떼어내 개별 DCF(Discounted Cash Flow)방식을 통해 충당금을 적립한다. 여기서 '중요한 대출채권'이란 손실발생 가능성이 다분하며, 익스포저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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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경우 대출채권 중 여신잔액(확정지급보증 포함) 합계액이 30억원 이상이면서 손상이 식별된 기업차주에 대해 개별평가 방법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부동산 PF여신이 요주의이하인 채권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해 워크아웃 대상 채권조정 차주 △신용등급이 7A이하인 차주 등을 개별평가로 분류하고 있다.
1분기 개별평가 충당금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는 그만큼 회수가능성이 낮은 차주와 대출채권이 감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조선·해운·건설 등 익스포저가 큰 채권을 꾸준히 줄여오면서 그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채권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개별충당금 잔액은 1조4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충당금의 70%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빅배스(대규모 부실자산 정리)를 단행하면서 개별충당금 잔액이 2016년 말 6000억원대로 감소했다. 2017년 6월 말에는 4841억원까지 줄었다. 전체 충당금 규모가 축소된 여파였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 들어 총 대손충당금 잔액뿐 아니라 개별평가 충당금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당시 IFRS9도입과 맞물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계차주와 부실 여부가 높은 대출채권이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PF여신을 크게 늘리면서 개별평가 충당금 잔액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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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부동산개발업 여신은 최근 급증해 지난해 말 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중도 3.9%로 지난 2015년 말 2.4%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실제로 거액 요주의이하여신이 대부분 고위험업종에 해당하고 있다. 전체 기업여신에서 고위험업종(철강, 건설, 조선, 해운, 부동산개발업) 여신의 비중을 10.2%로 과거 대비 대폭 낮췄지만,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여전한 상황이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90%로 평균 0.4%대인 시중은행 평균 비하면 현저히 높다. 연체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0.43%였던 연체율은 1분기 0.46%로 소폭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한계차주 및 잠재부실 발생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가계대출 리스크도 상존한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이루어진 주택담보대출의 증가가 고위험(LTV 60%초과) 위주로 이루어진 점도 문제다. 정책기조에 따른 실물 시장 변화와 금리 상승 속도에 따라 연체 위험이 가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영업망 의 영향으로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시중은행 대비 높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 등 위험업종 여신 비중이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부실확대에 의한 대손비용 상승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최근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금리 변동에 따라 연체율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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