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영구채 'BBB급' 전락 위기…기관물량 매각 불가피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자본확충 수단 제한적, IFRS17 대응 '적신호'
전경진 기자공개 2019-05-07 13:29:39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JKL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영구채 금리가 BBB급으로 떨어지는 게 불가피해 졌다.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자체 신용등급과 회사채 등급이 연쇄적으로 떨어질 예정이다.당장 기관투자가들은 매입했던 롯데손해보험 영구채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기관들이 A급 미만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내부 규정상 불가능해 보유 물량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새 보험업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자본 확충 노력을 지속해 왔다. 향후 영구채 발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자본 건전성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서 이탈…보험금지급능력·후순위채·영구채 등급 연쇄 하락 예정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지분 58.5%를 4270억원에 매입하기로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손해보험을 등급 하향 검토 대상 리스트에 등재할 계획이다. 롯데손해보험의 현재 신용등급(보험금지급능력)은 'A+'다. 이는 롯데그룹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이 반영된 등급으로 자체 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높다. 이번 매각 건으로 계열사 프리미엄을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일 경우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선정에 맞춰 우선 등급 하향 와치 리스트에 등재한다"며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되면 신용등급을 바로 하향 조정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롯데손해보험의 회사채 역시 줄줄이 하향 조정된다는 점이다. 특히 영구채는 A급에서 BBB급으로 전락하게 된다. 당장 이자 비용 부담부터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는 선순위 채권 신용도 대비 1노치 낮게 A0로 평정돼 있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경우에는 A-다. 이는 채무상환의 후순위성이 반영돼 등급이 평정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총 3080억원 가량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상태다. 만기 역시 최소 7개월에서 27년 가량 남아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2차례에 걸쳐 총 52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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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영구채 매각 전망…추가 자본확충 차질 불가피
롯데손해보험의 영구채 등급이 BBB급으로 떨어지면서 당장 기관들이 보유 채권의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수의 기관들이 BBB급 이하 채권에 대한 투자가 불가능한 탓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보수적인 내부 규정을 바탕으로 A등급 미만 채권의 투자한도 허용하지 않거나 소량만 인정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연기금을 포함해 국내 기관투자가들 중 BBB급 채권 매입이 가능한 곳은 소수에 불가하다"며 "보수적인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내부 규정이 유연한 곳이라도 BBB급 채권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롯데손해보험 입장에서 향후 자본 확충 수단이 급격히 제한된다는 점이다. BBB급 영구채 발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서 후순위채 외에는 마땅한 외부 자본 조달 수단이 없다. 후순위채의 경우에도 A-로 등급이 하락하면서 예전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수해야할 전망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2022년 IFRS17 도입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과거 판매한 저축성 보험 등 상품 매출과 관련해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면서 장부상 부채로 인식되는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주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설 수는 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훗날 재매각을 위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어 유상증자 단행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규모가 지나칠 경우 JKL파트너스가 조기에 롯데손해보험의 재매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저렴한 매각가로 기업을 인수해 마진을 남겨 되파는 식으로 운영된다"며 "당장 롯데손해보험의 기업 가치 제고 작업에 돌입하겠지만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 이익을 끌어내려는 전략이 수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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