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14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말 '블루보틀(Blue Bottle)'에 다녀왔다. 블루보틀은 커피 좀 마셔봤다는 사람치고 모르는 이가 없다는, 미국 오클랜드에서 탄생한 커피 전문점이다. 서울 성수동에 3일 1호점을 연 블루보틀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50미터 가까이 늘어선 대기줄로 인해 입장까지만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됐다.블루보틀은 입지부터가 신선했다. 매장 전체가 지하에 위치했다. 유명한 브랜드 커피 하우스 가운데 지하에 매장을 낸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알려진대로 노트북이나 휴대폰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콘센트는 없었다. 와이파이도 제공되지 않았다.
블루보틀이 제공하는 커피 종류는 단조롭다. 디카페인 커피는 메뉴에 없다. 티 종류도 취급하지 않는다.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된 원두는 신선하다지만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최소 10분 이상이다. 빠른 서비스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겐 낯선 경험이다. 그럼에도 개점 초기 인기는 폭발적이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할 수 없다. 블루보틀을 찾는 주연령층은 20~30대다. 유행에 민감하지만 이들이 주도하는 트렌드는 그만큼 빨리 변하기도 한다. 블루보틀의 시그니처인 '파란 물병' 그림 앞에서 찍은 인증샷이 더 이상 '힙(hip)'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순간 인기는 차갑게 식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미국, 일본이 아닌 서울에서도 블루보틀의 특별한 커피 맛과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롱런 할수도 있다.
확실한 건 국내 커피 문화가 변곡점에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20년 이상 고성장해 온 커피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엔젤리너스커피, 할리스 등이 경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와중에 블루보틀이 상륙했다.
최근 CJ그룹이 투썸플레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모기업인 CJ푸드빌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투썸플레이스가 알짜배기 사업부였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클 것이다. 몇 년 후 시장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CJ푸드빌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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