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03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 공시의 정의다. 기업은 신뢰를 높여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투자판단을 위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시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업과 투자자간 신뢰의 첫걸음인 셈이다.최근 흔치 않는 공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달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얘기다. 유상증자설이 나오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다음날 "유상증자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 공시를 냈다. 미확정 공시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달 결정 공시를 내면서 유상증자를 확정지었다. 이 모든 일은 3일만에 이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도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발표하는 공시에 신뢰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확정 답변 이후 하루 만에 결정되는 일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문제는 없을까. 올해 초 거래소에서 들었던 공시제도 교육이 떠올랐다. 교육 자료 첫 페이지 역시 공시를 말하며 기업 신뢰를 언급했다. 조회공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의 성실한 답변을 요한다. 불성실 공시를 한 경우 회사와 투자자간 소통을 매개하는 거래소가 이를 제재한다.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 등이 불성실 공시에 해당한다.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공시 유형(확정, 미확정)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답변은 미확정공시에 해당했다. 추진설에 대해 부인(확정공시)한 이후 번복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면 제재대상에 해당하지만 미확정 공시를 냈다는 점에서 위반 대상은 아니었다.
룰(rule)은 지켰다. 다만 신뢰는 지키지 못했을 뿐이다. 미확정 공시가 난 시점, 이미 이사회 소집 통보까지 마친 내부 사정을 알았던 기자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결과적으로 '불성실한' 공시는 아니었지만 '불친절한' 공시임에는 분명했다.
숨길만한 사안도 아니었다. 관리종목을 탈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는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악재도 아니었다. 표면상 관리종목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미래 투자를 위한 자본확충이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호재에 가까웠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으니 의문이야 차치하더라도 공시에 대한 기업들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성장을 통해 투자를 받는다 하더라도 이 역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제재를 피하기 위한 공시가 아닌 진정 투자자를 지키기 위한 공시야 말로 기업 신뢰를 쉽고, 깊게 쌓을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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