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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출신' 여신협회장 낙점…재무부 출신 전성시대 김주현 전 예보 사장, 단독 추천…업권 규제 흐름 여파 관측

조세훈 기자공개 2019-06-10 10:08:3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이 사실상 낙점됐다. 선거 막판까지 박빙으로 예측됐지만 현 정부의 규제 흐름을 고려해 ‘힘 있는 관료 출신 인사'가 업계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간 출신이 협회장을 맡았던 손해보험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도 정부 규제 흐름에 힘입어 정통 재무부 관료 출신이 회장으로 선출됐다. 관(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7일 오전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을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아 2차 투표까지 진행된 끝에 김 전 사장이 선출됐다. 협회 내부출신의 첫 회장직 도전과 민간 부문의 연임 등이 주목받았지만 '관 출신'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이해를 대변해 줄 수 있는 '힘 있는 인사'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감독규정과 시행령을 관할하는 금융위와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란 점이 회추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는 행시(25회) 동기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선 김 전 사장이 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 위원장이 직접 적극 소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최 위원장은 "김주현 사장은 나와 아주 가깝게 지냈다"며 "그렇게 확장하면 저도 그렇게(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최 위원장 뿐 아니라 금융당국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김 전 사장은 재무부 증권국, 국제금융국, 금융정책실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은 후 예금보험공사 사장까지 두루 역임했다. 금융위 선후배 사이에서 능력과 인품이 뛰어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선 전직 금융위원장 출신들이 힘을 보태줬다는 후문이다.

다만 관 출신 선호는 업권의 공통된 흐름이다. 앞서 민간출신 협회장이 있던 손보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관 출신이 민간 출신을 꺾었다. 지난 2017년 말 취임한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참여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1월 취임한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민간 출신의 부진은 시대적 흐름과도 맞물려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민간 출신이 대거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도 이런 시대정신 속에 민간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신금융협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업권 규제가 강해지고 있으며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과가 업권에 불리하게 나오면서 관 출신으로 선호되고 바뀐 것이다. 업권이 관 출신 후보를 선출한 만큼 김 전 사장은 부가서비스 축소, 레버리지 규제 완화,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도입 등을 이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또 '낙하산'이란 의혹을 지니고 있는 노조도 설득해야 한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협회 운영 등 잘 못된 부분이 있으면 투쟁해나갈 것"이라며 "다만 우선 향후 운영 방식 등을 보고 (대응 방향을) 판단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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