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보고서 점검]카카오, '텐센트'와 동거로 지표 개선 '난항'집중투표제·사외이사 장기 재직 개선 어려워…피아오얀리 사외이사 2014년부터 재직
서하나 기자공개 2019-06-11 08:17:28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IT기업으로는 최초로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카카오가 주주친화정책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체면을 세웠다. 그럼에도 핵심항목 몇 가지를 준수하지 않아 사실상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카카오의 고민은 중국의 거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가 3대 주주로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카카오에 지분을 참여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의 경영 활동에 제약을 거는 행위는 없고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자칫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텐센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은 높다. 카카오는 텐센트와 동거 탓에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추가로 개선할 여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가운데 11개를 준수해 준수율 73%를 보였다. 특히 주주와 관련된 항목에서 준수율이 75%로 가장 높았다. 이는 보고서를 제출한 전체 161개사 평균 8개(53.4%)를 웃돌며 보고서를 제출한 IT기업 5곳의 평균(55%)보다도 높다.
카카오가 특히 잘한 부분은 주주와 관련된 항목들이었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 등 IT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전자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기업 주주총회 집중일을 비껴 주주총회를 개최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했다. 배당정책과 배당실시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항목도 홀로 준수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모두 4개 항목을 이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카카오의 미준수 항목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집중투표제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의 설치 등이다.
카카오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집중투표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데는 경영권을 위협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수에 비례하는 의결권을 받도록 해 소액주주도 이사선출에 참여할 수 있게 장려하는 제도다. 그렇기에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거나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회사는 도입이 꺼려질 수 있는 제도기도 하다. 실제로 IT기업 5곳 중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카카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단순 계산하면 이사 한 명을 선임하기 위해 지분 14.3%만 있으면 된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지분 15.01%)을 포함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9%다.
텐센트는 자회사 MAXIMO PTE. LTD.를 통해 약 560만 주(전체 지분의 6.72%)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 한명을 선임하기에 부족하지만 이사회 전체구성을 놓고 보면 영향력을 무시하기 힘들다. 다른 펀드나 외국인 주주 등과 결탁하면 이사회에 참여가 수월해진다. 텐센트는 2012년 자회사 MAXIMO PTE.LTD를 통해 카카오 발행 전환우선주에 투자했다. 투자 규모는 720억원 수준이다.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텐센트의 카카오 지분율은 6.72%다. 텐센트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15.10%) 국민연금(7.21%)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있다.
카카오의 소액주주 지분은 53.0%, 외국인 지분은 25% 수준이다.
텐센트는 이미 카카오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텐센트 측 인사로 구분되는 피아오얀리 이사는 2012년 4월 25일부터 사외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피아오얀리 이사는 텐센트의 부사장이자 넷마블의 기타비상무이사다. 파이오얀리 이사는 글로벌 사업 역량 제고를 위해 카카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외 이사인만큼 이사회를 주도하진 않지만 이사회 안건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피아오얀리 이사 탓에 사외이사 장기재직 부존재 항목도 지키기 어렵다. 피아오얀리 이사의 임기는 2020년 3월 31일까지다. 텐센트의 측 몫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해 불이행 항목들 중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은 사실상 내년에는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 카카오는 내부감사기구를 설치한 것 외에도 감사위원회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표기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재무전문가 조민식 위원장을 필두로 최재홍, 조규진 이사 등 3명으로 꾸려진 내부감사기구를 두고 있다. 또 위원회 업무를 보조하는 지원조직으로 세무, 회계, 경영기획 등 부서에서 총 4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지원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주주총회 4주전 소집 역시 개선여지가 충분한 항목이다. 카카오는 2017년 3월 2일 열린 제22기 정기주주총회부터 2019년 2월28일 열린 제24기까지 평균 15일 전에 주주총회 개최를 공고했다. 공고방식은 소집통지서를 발송하는 것과 홈페이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한 통보였다. 기존에는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2주 전에만 하면 됐는데 올해 초 4주로 늘어난 만큼 이 부분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 첫 '신약']세번째 P-CAB '자큐보' 2년만에 신약 명맥 잇는다
- 강동그룹, 디아너스CC 품는다
- [제약사 TSR 분석]제일약품, '주가·실적·배당' 3중고 열쇠 '온코닉의 신약'
- (여자)아이들 우기, 'YUQ1' 아이튠즈 앨범차트 10개국 석권
- 박셀바이오, 진행성 간세포암 타깃 'Vax-NK' 특허 출원
- 베니스 비엔날레, 30년만에 두발로 선 '곽훈'의 의미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모기업발 숙제' 엔씨다이노스, 당분간 긴축 불가피
- 하이브, '민희진 없는' 어도어 경쟁력 입증할까
- SK 오너가 3세 최성환의 '승부수'
- 어느 수집가의 꿈 '이건희 컬렉션'
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대동, 농업 챗GPT 서비스 'AI대동이' 오픈
- 아이티센그룹,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추진
- [thebell interview]"장비 제조·엔지니어링 역량 두루 갖춘 기업 일굴 것"
- [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TCC스틸, 오너가 지분가치 '눈덩이'
- [IR Briefing]'믹싱' 외길 제일엠앤에스, 2차전지 올인
- 율호, 탄자니아 대규모 니켈·흑연 광산 탐사권 확보
- [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TCC스틸, 적자에도 '20만톤' 니켈도금강판 양산 승부
- 대동그룹,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 개최
- ISC, 인터페이스 보드 사업부 매각 '선택과 집중'
- '리튬 출사표' 이녹스첨단소재, 배당기조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