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 정성이 고문도 8000억 평가…먹힐까 DCF법 활용, IPO에선 적용 불가 방식…가치하락 가능성
이경주 기자공개 2019-06-18 15:06:5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4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롯데컬처웍스 지분가치(equity value, 이하 밸류)를 약 8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 지분을 스왑(맞교환) 했다. DCF(discounted cash flow)법을 활용해 가격을 후하게 쳐준 것으로 추정된다. 정 고문측 제안으로 시작된 딜이기 때문에 후한 가격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롯데컬처웍스가 추진하고 있는 IPO(기업공개)에선 실제 밸류가 8000억원을 밑돌 수 있다.◇9200억 아닌 8000억 평가…유상증자 전 기준
14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분스왑 당시 평가된 롯데컬처웍스 전체 밸류는 8000억원"이라며 "롯데컬처웍스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를 정 고문이 취득했는데, 전체 밸류는 유상증자 전 주식수를 기준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지난달 10일 이노션 보유지분(27.99%) 가운데 10.3%를 롯데컬처웍스에 넘기고, 그 대가로 롯데컬처웍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13.6%를 받는 지분스왑을 단행했다. 신주 주당 가격은 1만6416만원으로 13.6%(768만7456주) 가치는 1262억원이다.
당시 롯데컬처웍스 전체 밸류에 대해선 시장 혼선이 있었다. 유상증자 전후 기준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전으로 할 경우엔 전체 주식수가 4873만2725주로 전체 밸류는 8000억원(4873만2725주*1만6416만원)이 되고, 유상증자 후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주식수가 5642만181주로 밸류가 9262억원이 된다. 롯데컬처웍스와 정 고문은 유상증자 전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이 업계가 확인한 내용이다.
주목되는 점은 밸류를 도출해 낸 평가법이다. 양측은 현금흐름할인법으로도 불리는 DCF와 상대가치법 등 보충적 평가법을 적용해 평가한 가액의 평균을 고려해 밸류를 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DCF는 기업이 창출할 미래 현금을 적정 할인율(자본비용)로 나눠 계산하는 평가법이다.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커 통상 거래 당사자가 제한적인 M&A(인수합병)나 블록딜에서 주로 사용된다.
문제는 롯데컬처웍스가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IPO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주관성이 강한 DCF 적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입증된 과거 실적을 기준으로는 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EV/EBITDA가 IPO에서 주로 활용된다.
정 고문 입장에선 향후 롯데컬처웍스가 IPO를 진행할 때 지분가치가 바뀔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이번 딜에 나섰다.
정 고문은 롯데컬처웍스 밸류를 후하게 쳐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피 상장사이자 영화관 업계 1위인 CJ CGV도 현재 시가총액이 7600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업계 2위로 지난해 시장 점유율(28.9%)이 CJ CGV(49.3%)보다 20%포인트 격차로 낮다. 지난해 매출 규모도 롯데컬처웍스는 7300억원대로 CJ CGV(1조7693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런데 롯데컬처웍스는 CJ CGV보다도 높은 밸류를 받았다.
PER이나 EV/EBITDA로만 평가했다면 도출될 수 없는 밸류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즉 정 고문은 DCF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높여줬을 가능성이 있다. 정 고문측 제안으로 시작된 딜이기 때문에 정 고문이 일부 손해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번 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 고문이 제안해 시작된 딜로 롯데컬처웍스가 받아들이며 성사됐다"며 "증권사 등 주관사도 배제하고 최소한의 밸류 산정을 위해 회계법인만 활용했다"고 말했다.
◇업계 1위 CJ CGV도 7600억, IPO서 가치 하락 가능성
롯데컬처웍스는 이르면 내년 중순 IPO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현재 주관사 맨데이트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아니지만 NH투자증권이 IPO를 돕고 있다.
최근엔 자체적으로 IPO를 위한 밸류 산정 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DCF법을 활용해 8000억 밸류로 평가했다. 지난달 진행한 정 고문과 거래를 의식한 가격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IPO에선 DCF법을 적용했다가는 예비심사청구 단계에서부터 막힐 수 있다.
이에 PER 등을 활용해 수밖에 없고 밸류는 8000억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 고문 입장에선 13.6% 지분에 대한 평가손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
올해 밸류에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 어벤져스와 알라딘, 기생충 등의 잇단 흥행으로 올해 영화관 시장 전체가 호황을 보내고 있다. 롯데컬처웍스가 IPO에 대비해 의미있는 신사업을 갖출 경우에도 밸류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긍정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롯데컬처웍스가 CJ CGV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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