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맏형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는 1조원 영업이익을 올리는 주력 계열사로 거듭났다. 1% 남짓한 이익을 내던 회사는 12% 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지난해 삼성전기의 매출액은 8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1조180억원 규모였다. 2년전인 2016년만해도 영업이익은 244억원에 불과했다.
삼성전기가 성장한 것은 MLCC 덕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 일정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전기제품, 스마트 기기엔 모두 탑재된다. 제2의 반도체라 불린다.
최근 방문한 삼성전기 부산 공장에선 첨단의 MLCC 생산공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MLCC는 파우더 형태의 원재료인 세라믹과 니켈이 슬러리로 만들어진다. 성형과 인쇄, 적층의 과정을 거쳐 머리카락보다 얇은 MLCC가 생산된다. 하나의 MLCC가 만들어지는 데 한 달이 더 걸린다. 좁쌀만한 크기의 MLCC는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며 전세계로 팔려 나간다.
삼성전기는 IT용 MLCC에서 자동차 전장용 MLCC로 영역을 확대했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그룹장은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에서 진행하는 인증을 통과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올해 전체 매출에서 전장용 MLCC 비중 1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2년 글로벌 톱2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의 변화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기는 당시 이윤태 사장이 취임하면서 신사업 추진팀을 꾸렸다. 팀의 수장은 동남아와 유럽에서 판매법인장을 거친 이종상 상무가 맡았다. 신사업 추진팀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IT용 MLCC를 확장해 자동차 전장용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다른 비주력 사업은 배제하는 전략을 짰다. 당시 이종상 상무는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을 위해 필요하다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LCC를 집중하는 대신 반도체 패키지(PLP)사업은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올해 삼성전기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1분기엔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기도 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한번 레벨업에 성공한 삼성전기라면 제2의 환골탈태도 가능할 것이다. 또 한번 변신에 성공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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