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불거진 동양생명, 실현 가능성은? 위탁경영 종료 후 대주주 변경…수익성·기업가치 부정적 요인 많아
최은수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9-06-26 15:06:26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1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내년 2월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종료시 최대주주(안방보험)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내 매각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시장에선 금융지주회사들을 비롯, 몇몇 잠재 인수후보들이 거론하는 등이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동양생명의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안방보험 위탁 기간(2020년 2월)이 만료되기 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가 바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내 동양생명 등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우리금융 등 몇몇 지주사가 올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예상하고 작년부터 와치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연내에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잠재매물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했을 때의 가격과 현재 불황기에 가까운 생명보험 업황 등을 고려하면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 낮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대주주 변경과 매각은 별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2월 안방보험이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의 위탁경영이 끝나면 안방보험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이 동양생명 매각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 역시 "현재 매각과 관련해 이달 초 발표한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보도에 대한 조회공시에 답변했을 때와 같은 상황으로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을 1조1319억원에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고 2016년 ABL생명을 35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각각 5000억원, 4000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했다. 인수가격과 투자금을 고려하면 동양생명 매각가는 최소 1조6000억원 이상, ABL생명은 4000억원 가량이다. 이론적으로는 두 회사 매각가 총합이 2조원 수준으로 성사돼야 한다.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규모의 딜을 감당할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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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의 시장가치가 이미 인수가를 밑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매각을 가로막는 요소다. 외형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저축성보험 드라이브로 이뤄낸 탓이다.
지난해 말 동양생명 자산 규모는 약 32조원으로 2016년 인수 당시(약 25조원)와 비교해 20% 가량 증가했다. 안방보험이 인수하기 전인 2015년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2162억원으로 전체의 52.4%이었다. 그러나 최종 인수를 마친 2016년 말 저축성보험은 4조5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순증했다. 저축성보험은 전체 수입보험료의 68.8%를 차지했다.
향후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책임준비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동양생명도 이를 감안해 2017년부터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선회했다. 하지만 지난해 역시 저축성보험이 보장성보험보다 비중이 높아 생보업계가 적정선으로 생각하는 보장성과 저축성 비중(6대 4)에 미치지 못했다. 늘어난 자산규모에 비해 실익은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용평가사들 또한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동양생명의 신용등급 전망은 좋지 않다고 내다봤다. 지난 3월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생명의 원화·외화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등급은 기존 'AA+'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조성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RBC비율은 3월 말 235.7%로 우수한 편이지만 저조한 수익성과 내재된 이익변동성, 보장성보험 유입 둔화, 이차손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안방보험 또는 변경되는 대주주가 매각을 단행할 경우 사실상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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